[ 베이징=김동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첫 정상회담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선물 보따리’다. 베이징과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이번 회담에서 수세적 입장인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역대 최대 규모의 선물을 준비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2000년대 중·후반 이후 중국 국가주석들은 미국을 방문할 때마다 통 큰 선물을 미 대통령에게 선사했다. 2011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미국산 보잉 여객기 200대 구매를 비롯한 총 450억달러에 달하는 무역·투자 계약을 안겼다. 2015년 9월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국빈방문한 시 주석은 보잉 여객기 300대 및 미국산 콩 1300만t 구매 등 500억달러 정도의 무역·투자 계약을 맺었다.
시 주석은 이번 회담에서 대만 문제(하나의 중국 원칙 유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미국의 대중(對中) 보복관세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해 섭섭지 않은 선물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의 선물 목록 1순위 후보로는 중국의 미국 인프라 투자 약속이 일찌감치 거론돼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도로 등 인프라 개선에 1조달러를 투자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대선 공약을 내걸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회담에서 미국 내 70억달러 투자와 70만개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중국이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재개한다는 것도 선물 리스트에 올랐다는 얘기가 나왔다. 중국은 광우병 위험을 이유로 2003년부터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금지하다 작년 9월 수입 재개 방침을 밝혔다. 이후 중국 정부가 소고기 수입 실무절차를 일절 진행하지 않고 있어 미 농가들의 불만이 고조됐다.
시 주석이 미국 측 요구를 상당폭 받아들여 미·중 상호투자협정(BIT) 타결 로드맵에 합의했다는 관측도 나왔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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