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팅하우스, 중국엔 못 판다"…미국·일본, 물밑서 방어 총력전

입력 2017-04-07 19:03   수정 2017-04-08 07:19

[ 도쿄=김동욱 기자 ] 일본 도시바가 매각을 추진 중인 미국 원자력발전 자회사 웨스팅하우스가 중국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과 일본 정부가 물밑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으로 원전기술과 인프라가 대거 유출될 가능성을 우려해서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관련 팀이 웨스팅하우스가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나 미국 동맹국 기업에 매각되도록 일본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복수의 미국 관리는 릭 페리 에너지장관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을 포함한 주요 각료가 중국과 관련된 기업이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하는 것을 막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윌버 로스 상무장관도 웨스팅하우스 논의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는 △중국 기업의 웨스팅하우스 인수 금지 △미국 기업이나 동맹국 기업의 인수 독려 △미 정부의 웨스팅하우스 직접 투자 등의 방법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무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를 통해 국가에 중요한 인프라 등에 외국인 투자를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웨스팅하우스 매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원전 관련 기술이 중국 군사용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 역시 도시바 경영진에 중국 기업에 웨스팅하우스가 넘어가는 것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등지의 원전 건설사업에서 최대 1조엔(약 10조원)의 대규모 손실을 본 웨스팅하우스는 지난달 미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이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도시바의 플래시메모리가 대만 반도체 회사 매크로닉스 특허를 침해한 혐의로 조사에 나섰다. 특허 침해가 인정되면 도시바 플래시메모리를 사용한 비디오카메라와 내비게이션 등의 제품이 미국에서 판매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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