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故 김영애 추모…"벗의 죽음 같다"

입력 2017-04-09 17:15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9일 췌장암 투병 중 별세한 배우 김영애 씨의 소식을 접하고 애도의 뜻을 밝혔다.

문 후보는 본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한 배우의 죽음이 가까운 벗의 죽음처럼 느껴진다. 노무현 대통령의 젊은 날이 떠올라서 그런 모양"이라고 추모의 글을 올렸다.

문 후보는 "제가 '배우 김영애'를 특별한 연기인으로 기억하게 된 계기는 영화 '변호인'이었다. 정의로운 아들은 따뜻하고 성실한 어머니 품에서 길러진다는 사실을 보여주셨다"며 "블랙리스트를 적어 내려갔던 박근혜 정권 하에서 대중적 인기를 얻었던 고인이 '변호인'에 출연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 '변호인'을 찍고 나서 고인은, '난 어떤 정치색을 가진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서 빚진 느낌도 있었다. 내 이익을 던지고 진실, 혹은 정의를 위해 얼마만큼 생각했나, 되돌아보게 됐다'고 토로했다"며 "그 후 저는 고인을 영화 '카트'와 '판도라'에서 다시 만났다. 고인의 비범한 연기력이 아니었다면 일상에서 만나는 노동자, 어머니라는 평범한 역할은 커다란 감동을 주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위이어 "우리 곁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연기의 열정을 불태웠던 고인이기에 황망히 떠나보내야만 하는 슬픔이 더욱 크다"고 명복을 빌었다.

고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극중 모델로 한 '부림 사건'을 다룬 영화 '변호인'에서 부림 사건 피해자 대학생의 어머니인 '국밥집 아지매'로 열연했다. 아울러 고인은 '카트', '판도라' 등 사회문제를 다룬 영화에도 다수 출연한 바 있다.

연예계에 따르면 배우 김영애는 이날 오전 향년 66세로 눈을 감았다.

김영애는 암이 췌장에서 시작해 간과 림프 등으로 전이된 상황에서 불굴의 투혼을 발휘해 연기 활동을 펼쳤다.

김영애는 2012년 MBC TV '해를 품은 달' 촬영 도중 황달 증세로 병원을 찾았다 췌장암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김영애는 암 진단 사실을 숨긴 채 드라마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병원을 왕래하며 연기를 이어갔다.

'해를 품은 달' 이후에도 그는 수술과 치료를 병행하면서 '미녀의 탄생' '킬미 힐미' '마녀 보검' '닥터스' 등 드라마와 '내가 살인범이다' '변호인' '우리는 형제입니다' '현기증' '카트' 등 영화에서 왕성하게 활동했다.

1951년 부산에서 태어난 김영애는 부산여자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71년 MBC 공채 탤런트 3기로 연기 생활을 시작했다. 다수의 드라마를 통해 정상의 인기를 누렸다.

'당신의 초상' '엄마의 방' '빙점' '가을여자' '아버지' '형제의 강' '파도' '장희빈' '달려라 울엄마' '황진이' '로열 패밀리' 등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1970~1980년대 충무로에서도 인기스타였다. '섬개구리 만세' '왕십리' '비녀' '설국' '절정' '로맨스 그레이' '미워도 다시한번' '겨울로 가는 마차' '아내' '하와의 행방' 'W의 비극' '비내리는 영동교' '겨울 나그네' '연산일기' 등의 영화에 출연했다.

백상예술대상 신인상, SBS연기대상 최우수 연기상, 백상예술대상 최우수 연기상, 대종상 여우조연상,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 코리아드라마어워즈 공로상 등을 수상했다.

한때 황토 화장품 사업가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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