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연 더스킨컴퍼니 대표, 피부관리에 과학 접목…국가대표 '미용 박사'

입력 2017-04-11 18:31   수정 2017-04-12 05:35

김정은 기자의 여풍당당 (10)

봉사하다 피부관리실 창업
생물공학 박사·교수로 활동
미용 관련 자격증만 10여개

거래처 전국 4000곳 달해
피부관리 교육까지 '차별화'
해외 입소문…K뷰티 전파도



[ 김정은 기자 ] 우연찮게 교회에서 시골 노인들의 머리를 잘라주는 봉사활동을 했다. “기왕 할 거 제대로 배워서 해 보자”는 마음에 동네 미용학원에 다녔는데 손재주가 남다르다는 걸 알게 됐다. 1988년 피부미용강사로 학원 강의를 시작했는데 입소문이 퍼지면서 순식간에 인기 강사가 됐다. 내친김에 피부관리실을 경영하고 미용학원도 운영해 봤다. 미용업계를 어느 정도 경험했다는 생각이 들자 2002년 창업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김도연 더스킨컴퍼니 대표는 국내 미용업계 1세대다. 피부미용에 과학을 접목하고 기술을 해외로 전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피부는 과학’ 공부하는 CEO

김 대표는 지난해 9월 한성대 예술대학원 뷰티에스테틱학과 주임교수로 임용돼 강단에 서고 있다. 그는 공부하는 최고경영자(CEO)로 유명하다. 창업 후 한성대 뷰티에스테틱학과 석사를, 건국대 대학원 생물공학과 박사 학위를 딸 만큼 학구열이 높다. 생물공학을 비롯해 인체해부학 화학 등까지 공부한 건 화장품 성분이 피부 세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싶어서였다. 김 대표는 “사업하랴, 세 딸 키우랴, 공부하랴, 치열하고 바쁘게 살았다”고 말했다.

태국과 프랑스에서 마사지와 컬러테라피를, 대만에서 발관리법을, 호주와 홍콩에서 미용을 공부했다. 인체해부생리 연수를 받으러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에도 다녀왔다. 미용사를 비롯해 네일아트 발관리사 피부미용사 약선사 자연치료사 간호조무사 등 보유한 자격증만 10여개다. 이론을 실무에 접목하니 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더스킨컴퍼니는 기업 간 거래(B2B) 전용 화장품을 비롯해 피부관리용품 등을 만든다. 제품 종류는 100여개, 거래하는 피부관리실은 전국 4000여개다. 제품 공급에 그치지 않고 관리실 원장을 상대로 교육까지 하는 게 차별점이다. 날개속눈썹 ‘DY KIM’은 대표 제품 중 하나다. 김 대표는 “예전엔 속눈썹을 통으로 붙였는데 써 보니 불편해서 한 가닥씩 붙이는 형태로 처음 개발해 내놓았다”며 “이젠 대부분의 속눈썹 업체들이 더스킨컴퍼니를 따라 날개속눈썹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인 ‘손맛’ 세계에…K뷰티

중국을 비롯해 동남아 등 9개국에 수출한다. 김 대표는 “일정 기간 서비스와 교육 등 사후관리까지 해 준다”며 “우리만의 수출 방식이 입소문이 나 이제는 해외에서 먼저 찾아온다”고 말했다. 이어 “‘K뷰티’ 열풍으로 특히 동남아 지역에 ‘한국 여자들처럼 예뻐지고 싶다’는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며 “한국 관리사 특유의 손맛과 노하우를 외국인 관리사에게 전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에서 더스킨컴퍼니 브랜드를 사용하는 미용업체는 일곱 개다. 하지만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물량이 줄고 있다. 그는 “중국 매체에 광고를 했더니 대뜸 ‘한국 제품은 안 산다’는 댓글이 달렸다”며 “수출 국가를 다변화하며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국제미용교류협회(IBEA) 회장을 맡아 ‘국제미용대회’를 10년 이상 서울에서 열고 있다. 참가 인원이 1800여명이 넘는 세계적인 미용 행사다. 그는 “외국 거래 업체들을 한 곳에 모아야겠다 싶어서 시작한 미용대회가 전 세계 미용인을 위한 교류의 장으로 자리잡아 뿌듯하다”며 “피부미용은 선진국형 산업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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