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묘한 현실'…임대수익률은 비실, 매매가는 두둥실

입력 2017-04-11 19:23   수정 2017-04-12 06:24

금리 상승기에 몸값 오르는 오피스텔 왜?

수익률 예전만 못해도 여전히 정기예금금리 두 배

다른 수익형 부동산보다 초기 투자금 적어 꾸준한 인기
중장년층 넘어 30·40대도 몰려



[ 설지연 기자 ]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 매매 가격이 시중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오르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수익형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다는 통념과 배치되는 현상이다.

오피스텔 수익률이 여전히 은행 정기예금 금리의 두 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오피스텔은 다른 수익형 부동산에 비해 초기 투자금이 많지 않고 안정적인 임대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중장년층이 주고객이던 오피스텔 시장에 30~40대까지 뛰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떨어지는 수익률에도 매매가↑

1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전국 오피스텔 매매 가격은 0.24% 상승했다. 2015년 1분기(0.12%) 상승세로 전환한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수도권에선 서울 강남구(상승률 0.46%)와 경기 성남시(0.35%) 소재 오피스텔이 수서발고속철도(SRT)와 신분당선 개통 등 교통 호재를 업고 많이 올랐다.

매매 가격은 상승한 반면 임대료는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임대수익률은 떨어졌다. 1분기 전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5.39%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5%포인트 하락했다. 2007년 이후 가장 큰 수준의 낙폭이다. 공실이나 세금 등을 고려하면 실제 임대수익률은 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주요 지역에선 월세 가격도 하락했다. 신규 입주 물량이 많은 강남구(하락률 0.02%)와 마곡지구가 있는 강서구(0.08%) 등에서 임대료가 떨어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익률 하락과 금리 인상 가능성에도 대체할 만한 다른 투자처를 찾기 어려워 오피스텔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시중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가 연 1.1~1.6% 수준밖에 되지 않다 보니 여전히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이 높아 보인다”며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은 작년부터 예고됐고 국내 시장에 영향을 줄 만큼 인상폭이 크지 않아 투자자들이 당장의 금리 변화보다는 임대 소득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피스텔이 소액 투자상품의 대표주자로 부상하면서 30~40대까지 매입하고 있는 것도 상승 이유로 꼽힌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은 “오피스텔은 다세대·다가구 등에 비해 관리가 쉽고 주택에 비해 레버리지도 많이 일으킬 수 있다”며 “대안 투자상품으로 섹션오피스, 분양형 호텔 등도 있지만 초보자들이 접근하기 쉬운 상품이 아니어서 오피스텔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지와 물량 고려해 신중히 접근해야

부동산 전문가들은 다만 입지별 차별화, 국지적 공급과잉 현상 등이 나타나고 있어 신중하게 매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에선 부산(0.23%)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지역에서 오피스텔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대전(-0.21%), 충남(-0.05%), 충북(-0.13%) 등에선 지난 1분기 오피스텔 매매 가격이 하락했다. 광주와 대구는 제자리걸음을 했다.

선주희 부동산114 연구원은 “수요에 비해 오피스텔 공급이 많았고 대체재인 도시형생활주택 공급도 많았다”며 “배후 수요가 충분한지, 향후 입주 예정물량이 많지 않은지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올 2분기에는 전국에서 1만20여실의 오피스텔이 입주 예정이다. 1분기(7756실)보다 더 늘어난다. 서울에선 ‘래미안용산’(782실), ‘경희궁자이’(118실) 등이 입주에 들어간다. 경기 시흥(720실)과 평택(569실)에서도 입주물량이 많다. 지방에선 부산 ‘해운대투모로우’(540실), 경북 ‘김천파크드림시티써밋’(736실), 울산 ‘코아루벨라체’(499실) 등이 주인을 맞는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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