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12일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을 기업에서 사람으로 바꾸는 내용을 골자로 한 경제정책 'J노믹스'를 발표했다.
문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문재인의 경제비전' 기자회견에서 "경제비전으로 헌법정신을 구현하고, 헌법적 가치를 경제운영의 중심에 두겠다"며 "헌법정신에 맞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경제중심은 바로 사람"이라고 밝혔다.
문 후보는 "그간의 경제정책은 기업에 사회적 자원을 몰아주는 것으로 시작했는데 낙수효과의 한계가 확인됐다"며 "이제는 사람에게 투자해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살리는 사람중심의 경제성장 구조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문재인의 경제비전’ 발표문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새로운 대한민국의 경제비전을 밝힙니다.
핵심은 사람중심 경제입니다.
국민은 누구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갖습니다.
일할 권리,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도 헌법이 정한 국민의 권리입니다.
또한 헌법은 개인과 기업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하고 균형 있는 성장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는 경제 질서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경제비전을 통해 헌법정신을 구현하고, 헌법적 가치를 경제운영의 중심에 두겠습니다.
헌법정신에 맞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경제중심은 바로 사람입니다.
경제의 중심을 바꾸겠습니다.
산업화 시대의 경제관행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바꾸겠습니다.
그간의 경제정책은 기업에 사회적 자원을 몰아주는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기업에 투자하면 국민에게 혜택이 전달되는 낙수효과를 기대하고 추구한 것입니다.
그러나 한계가 확인됐습니다.
순서를 바꾸겠습니다.
사람에게 투자해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살리는 사람중심의 경제성장 구조로 바꾸겠습니다.
국민 누구나 소득과 관계없이,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보육, 교육, 의료, 요양, 안전, 환경과 같은 분야는 시장에만 맡겨두어서는 한계가 있습니다.
국민 누구나 제대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과감히 지원하겠습니다.
사람에 대한 투자는 비용이 아니라 혁신과 공정 경제의 기본 인프라입니다.
특히 지금은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이 상실된 상황입니다.
일자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동안 기업들이 일자리를 더 늘리도록 국가가 많은 지원을 했지만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악화되었습니다.
결국 일자리 위기, 인간다운 삶의 위기로 이어졌습니다.
이제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일자리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비상경제대책차원에서 사람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합니다.
인간다운 삶의 기본 조건을 충족하고 양극화 완화와 계층 간 이동성을 높여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과 경기부양, 내수 진작이라는 국민경제의 시급한 목표를 위해서도
과감한 국가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사람중심의 경제를 만들기 위해 ‘경제부흥 2017’을 시작하겠습니다.
사람중심의 경제성장을 위해 대규모 재정자금을 추가 편성 집행하겠습니다.
장기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은 오바마의 ‘미국의 회복과 재투자법안(ARRA 2009)’이 만들어낸 일자리 성과로도 확인되었습니다.
살림이 어렵다고 소극적 재정계획을 세워서는 안된다는 것이 OECD, IMF 등 국제기구의 권고사항이며, 국민들도 공감하고 있습니다.
현재 ‘중기 국가재정운용계획’은 연 평균 3.5% 증가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연평균 7% 수준으로 적극 확대하겠습니다.
재정자금은 사람에 대한 투자를 중심으로 경제 활력을 회복하고, 미래 성장기반을 구축하는데 쓰일 것입니다.
SOC에 집중 투자했던 과거 일본의 실패를 되풀이할 이유가 없습니다.
10대 핵심 분야에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들겠습니다.
일자리창출, 4차 산업혁명, 교육보육, 보건복지, 신 농업 6차산업화, 국민생활안전, 환경, 문화관광예술체육, 지역경제 활성화, 사회적 서비스 분야입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은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지능정보사회의 기반을 만드는 인프라에 투자해 대응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연평균 50만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입니다.
5월 10일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면 곧바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 돌입해 경제부흥 2017을 집행해나가겠습니다.
경제부흥 2017의 재정충당과 재정집행 원칙도 말씀 드립니다.
재정충당은 국민의 동의를 얻겠습니다.
국가부채의 증가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추진하겠습니다.
5년 간 세수자연증가분에서 50조원을 조달하겠습니다.
부족한 부분은 법인세 실효세율 조정, 정책자금 운용배수 증대, 중복 비효율 사업에 대한 조정으로 충당하겠습니다.
그래도 부족하면, 국민적 동의를 전제로 증세하겠습니다.
재정집행은 가장 효과적으로 하겠습니다.
정부가 재정집행을 주도하는 기존관행을 탈피하겠습니다.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민간주도 집행체계를 구축할 것입니다.
성과계약 제도를 중심으로 효율성을 담보하겠습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모든 재정지원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습니다.
중복과 비효율, 불투명한 재정집행이 발붙일 곳이 없도록 할 것입니다.
사람중심 경제는 더 공정하고, 더 효율적인 경제입니다.
이를 위한 정책방향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갑질’을 몰아내겠습니다.
갑질, 특히 대기업의 갑질은 반칙과 기득권이 만든, 그야말로 경제적폐입니다.
공정한 시장경쟁을 파괴하는 행위입니다.
밀어내기, 후려치기, 몰아주기, 꺾기, 담합, 기술착취, 중간착취를 근절하지 못한다면,
정부가 어떤 중소기업, 소상공인 대책을 내놓아도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를 전면 개혁하고 공정위-지자체와의 협업체계 구축하겠습니다.
징벌적 손해배상소송제와 집단소송, 단체소송제도도 도입하겠습니다.
중소기업과 국민이 ‘갑질’과 경제적폐에 대항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만들겠습니다.
둘째, 국민연금은 국민여러분께 돌려드리겠습니다.
특정 재벌이 433억원의 뇌물로 3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 지분을 사유화한 일이 드러났습니다.
다시는 이런 기막힌 일, 일어나지 않게 만들겠습니다.
국민연금은 국민의 재산입니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가장 깨끗하고 개혁적인 인사로 임명할 것입니다.
주주권행사 모범규준, ‘스튜어드십 코드’도 즉각 도입하겠습니다.
국민연금기금 안정을 위한 최고의 방법은 다음 세대의 국민연금자 수를 늘려 부담을 줄이는 것입니다.
정부가 보육, 임대주택, 요양 분야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국공채를 발행하는 경우
국민연금이 적극 투자하도록 하겠습니다.
국민연금 국공채 투자는 가장 안전한 투자이며, 기본적인 수익률이 보장됩니다.
국민연금의 국공채 투자는 국공립 어린이집 대기를 기다리는 부모의 마음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치매 어르신을 모시는 자녀의 마음, 전세금을 마련하지 못해 월세로 신혼살림을 시작하는 부부의 마음으로 국민연금의 사회적 역할과 기금의 안정성을 함께 강화하겠습니다.
셋째, 규제철폐가 아닌 규제체제의 재설계가 필요합니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낡은 규제를 없애고, 규제체제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면 개편해야 합니다.
신산업분야의 규제는 네거티브 방식, 일몰제 적용, 투명성과 신뢰 강화라는 원칙으로 과감히 정리해 나가야 합니다.
규제개혁위원회를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운영되도록 전면 개편하겠습니다.
넷째, 자본시장에 역동성을 더하겠습니다.
기술 전문투자 분야에서 모험을 허용하겠습니다.
정부의 사전 규제도 없고, 자금지원도 없으며 투자자 보호도 없는 벤처캐피탈 시장을 만들겠습니다.
스타트업 기술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이뤄지는 전문 투자자들의 시장영역을 만들겠습니다.
혁신을 시도하는 기업과 모험에 나서는 스타트업의 가장 든든한 혁신 파트너가 될 것입니다.
다섯째, 네트워크 접속권을 국민의 기본권으로 확립하겠습니다.
네트워크 접속은 국민 기본권이며 핵심 산업 플랫폼입니다
네트워크의 혁신이 융합의 시대, 초연결의 시대의 핵심입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 ‘빛의 고속도로’를 개설했듯이 제2의 ‘빛의 고속도로’를 개설하겠습니다.
무선 인터넷 플랫폼을 확대하고, 국민 누구나 필요한 만큼 자유롭게 무선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시대를 열겠습니다.
네트워크 기본권 확대를 바탕으로, 수많은 기업들이 혁신적 사업을 벌일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겠습니다.
공정이 혁신입니다.
혁신이 통합입니다.
공정과 혁신과 통합의 길이 사람중심의 경제입니다.
새로운 대한민국, 공정과 혁신, 통합의 경제를 국민과 함께 만들겠습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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