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끌어내린 유나이티드 항공 CEO, 뭇매 뒤에야 '사과'

입력 2017-04-12 10:39   수정 2017-04-12 10:39


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린 유나이티드 항공의 최고경영자(CEO)가 언론의 비판과 불매운동 등 뭇매를 맞은 후에야 사과에 나섰다.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오스카 무노즈 CEO는 11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보낸 글을 통해 지난 9일 시카고 오헤어 공항을 출발해 켄터키 주 루이빌로 향할 예정이었던 유나이티드항공 3411편에서 벌어진 승객 끌어내기 소동과 관련해 사과했다.

그는 "강제로 끌어내려진 승객에게 깊이 사과한다, 어떤 승객도 이렇게 잘못 대우받아서는 안 된다"며 공개사과했다.

그는 "우리(유나이티드 항공)가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바로 잡기를 바란다. 잘못을 바로잡아 이런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회사의 방침 등에 대해 재검토한 뒤 4월 30일까지 결과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성명에서 승객의 잘못으로 치부하면서 유나이티드 항공 측은 정해진 규율에 따랐고, 직원의 잘못이 없다는 듯한 태도를 보였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태도다.

그는 전날 직원에게 보낸 글에서는 승무원들이 규정을 따랐다며 앞으로도 더 과감하게 행동할 것을 권한다고 밝혀 더 큰 공분을 낳았다.

무노즈 CEO가 사과한 것은 유나이티드항공이 언론과 소비자들의 뭇매를 맞은 뒤였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의 주요 언론은 승객 끌어내리기를 11일자 1면에 나란히 게재하면서 항공사 측의 잘못된 대응을 질타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유나이티드항공을 비판하는 해시태그 달기가 진행됐다. 리처드막스 등 할리우드 스타들도 보이콧에 나섰다.

리차드 막스는 이날 본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유나이티드 항공 사건과 관련, "정말 비현실적"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또한 리차드 막스는 "유나이티드 항공 보이콧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 다른 연예인 제이미 킹 역시 SNS를 통해 "당신의 항공사를 이용할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젠다야 콜맨은 "용납이 안되는 처사"라며 "끔찍하고 혐오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게 수많은 스타들이 비판하고 나섰다.

앞서 유나이티드 항공은 9일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서 유나이티드항공 3411편에 자사 승무원들을 태우기 위해 이미 탑승한 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려 논란이 됐다. 항공사 측은 탑승한 승객들에게 자발적 양보를 부탁했으나 자원자가 없자 무작위로 승객 4명을 골라 내리게 했다. 3명은 마지못해 수락했으나 피해자인 베트남계 내과 의사 데이비드 다오는 이튿날 진료가 있어 내릴 수 없다고 버텼고, 항공사 측은 그의 양팔을 붙잡고 좌석에서 억지로 끌어내렸다. 이 과정에서 다오 박사는 피가 날 정도로 부상을 입었다.

이를 참관한 경찰관 2명은 방관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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