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공기업이 뛴다] 중기·스타트업과 함께…한전, 에너지산업 '동반성장 생태계' 만든다

입력 2017-04-12 16:58  

협력사 제품 해외인증 돕고 한전 브랜드 마케팅도 지원

올해 12개국 전시회 참가
중기와 공동 부스 만들어 신기술 알리고 판로 개척
에너지 스타트업 300개 발굴…전력 빅데이터 등 공유 추진



[ 오형주 기자 ]
한국전력공사(사장 조환익·사진)는 중소기업·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 동반성장을 통해 에너지산업 생태계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전의 글로벌 이미지를 중소기업 협력사의 수출 마케팅에 적극 활용해 전력산업의 수출 파급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2020년까지 에너지 스타트업 300개 발굴을 목표로 하는 등 미래 성장동력 창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中企 해외 진출에 한전 브랜드 활용

한전 브랜드는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편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전력 부문에서 한전을 세계 1위로 꼽은 적도 있다. 한전은 이런 ‘브랜드 파워’를 활용해 중소 협력사의 마케팅과 해외 전시회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소기업 해외 진출을 전담 지원하는 부서인 수출협력처를 신설했다. 또 ‘전력분야 중소·중견기업 이란 진출 설명회’, ‘전력산업 수출대책회의’, ‘전력산업 수출촉진 간담회’ 등을 열었다. 여기서 도출된 아이디어를 중소 협력사의 해외 판로 개척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한전은 수출 촉진회와 해외 전시회의 실효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스마트그리드, 마이크로그리드,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신기술을 묶어 해외시장 개척을 추진하고 있다. 현지 전력사 임직원과 바이어를 대상으로 ‘신기술, 신제품 소개 기술세미나’도 열고 있다. 해외 전시회의 경우 전시관 대형화와 고급화로 유망 바이어 유치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해외지사와 법인 사무실 등을 활용해 협력 중소기업 제품을 언제든 전시할 수 있는 ‘중소기업 해외 상설홍보관’을 공공기관 최초로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또 중소기업 제품을 해외에 수출하는 데 필요한 해외인증 획득비용과 시험비용 등도 지원하고 있다.

한전은 공기업 최초로 우수협력사 수출촉진브랜드 제도인 ‘KTP(KEPCO Trusted Partner: 한전이 신뢰하는 협력사)’를 운영하고 있다. 수출역량이 뛰어난 중소협력사를 선정해 한전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다.

140개 협력사 전시회 지원

한전은 해외 전시회에서 중소기업과 함께 공동 전시관을 운영하기도 한다. 여기에 참여한 협력사는 전시회 부스 임차는 물론 전시제품 운송과 현지 통역원 등을 한전으로부터 지원받는다. 현지 이동차량과 전시회 홍보책자 제작 비용 등도 한전이 전액 부담한다. 지난해에만 미국·이란·베트남 등 7개국 전시회에 118개사가 이런 방식으로 한전과 손을 잡았다.

한전은 지난달 15~17일에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2회 말레이시아 전기전력&신재생에너지 전시회(EPRE Malaysia 2017)’에 국내 전력산업 분야 중소기업 12개사와 함께 참가했다.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전력이 공급되는 나라인 동시에 빠른 경제성장과 산업 인프라 개발로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전력산업 성장국’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빠르게 증가하는 전력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1000메가와트(㎿)급 발전플랜트 4기 건설, 스마트그리드를 활용한 스마트시티와 대용량 태양광 발전소 건설 등을 추진하고 있다.

2년마다 개최되는 말레이시아 전기전력 전시회는 말레이시아 최대 국제 전기전력산업 전시회다. 말레이시아 전력부와 전력협회 등의 후원으로 35개국 450개 기업이 참가했다. 한전은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국내 중소기업의 전시부스 임차, 물품 운송, 통역 등 일체 비용을 지원했다.

이번 전시회에 중소기업들과 동반 참가해 한국이 말레이시아로 주로 수출하는 품목인 변압기, 개폐기 등 전력기자재와 스마트그리드, ESS 등 에너지신사업 분야 우수 기술 및 기자재를 홍보했다. 이를 통해 말레이시아 전력시장 진출 확대를 추진하고 현지 주요 전력기관 및 바이어와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효과적인 현지 판로 개척을 위해 올해부터 맞춤형 전문 마케팅을 새로 시작했다. 자국 바이어를 통한 수입을 선호하는 말레이시아 시장 특성을 감안해 현지 네트워크를 보유한 전문 수출 마케팅사와 함께 현지 주요 바이어 사전조사, 중소기업과의 1 대 1 상담을 진행했다.

한전은 중국과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관광객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관광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이번 전시회에서 관광홍보 동영상을 상영하고 가이드책자를 무료로 배부하는 등 홍보활동도 펼쳤다.

올해 한전은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아시아, 유럽, 북미, 아프리카 등지에서 12개국을 대상으로 140여개 협력 중소기업의 시장 개척을 지원할 예정이다. 주요 전력전시회에서 한국관을 운영하며 한전-중소기업-유관기관 등으로 구성된 ‘한국팀, 한전팀(Team KOREA, Team KEPCO)’ 전략을 통해 한국의 우수한 전력기술과 기자재를 홍보하고 수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스타트업과 빅데이터 공유 추진

한전은 에너지신산업 분야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에너지 생태계 발전을 위해 2020년까지 에너지 스타트업 300개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한전은 지난달 28일 광주전남지방중소기업청, 대·중소기업협력재단, 한국전기산업진흥회와 함께 ‘제1차 KEPCO 에너지 스타트업’으로 선정된 18개 스타트업 대표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에 선정된 에너지 스타트업은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에너지분야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한 ‘상생 서포터즈 공모 프로그램’에 참여한 기업들이다. 공모에 응한 54개 스타트업 중 18개사가 최종 선정됐다.

한전은 선정된 스타트업에 기업별로 2년 동안 2억원 한도의 자금을 지원한다. 또 한전 본사 인근 빛가람혁신센터 입주 사무실 제공과 한전의 실증 시험센터 이용, 한전의 특허 기술 활용과 분야별 기술 멘토링 등도 지원할 예정이다.

스타트업 프로그램 이후에도 중소기업 연구개발(R&D) 협력, 수출 파일럿 프로젝트 등 동반성장 프로그램과 연계해 강소 수출기업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다각적인 지원을 계속한다.

한전은 이달부터 신생 중소기업과 예비창업자 등을 대상으로 ‘제2차 KEPCO 에너지 스타트업’ 공모를 시행할 계획이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협력 중소기업·스타트업과 한전이 갖고 있는 전력 빅데이터 등을 공유하고, 유관기관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에너지 분야 생태계 발전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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