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NCS 성과 없으면 경영평가 때 불이익"
[ 고기완 기자 ]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기반으로 신입사원을 뽑는 금융공기업, 일반공기업, 준정부기관이 빠르게 늘고 있다. 정부가 NCS에 입각한 채용을 필기시험과 면접에 적용하지 않는 공기업 및 공공기관에 경영평가 때 불이익을 준다는 방침을 분명히 밝히면서 이 같은 추세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본지 3월17일자 A14면 참조
12일 금융공기업 등에 따르면 정부가 NCS 채용 여부를 경영평가의 필수평가 항목으로 확정함에 따라 금융공기업 등 332개 공기업이 연내 NCS 채용 방식을 적용하겠다고 나섰다.
NCS 채용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행은 지난 10일 홈페이지를 통한 채용공고에서 NCS전형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IBK는 특성화고 인재를 대상으로 한 창구텔러 채용공고에서 NCS가 신입사원 채용 때 반드시 평가하도록 한 직무수행능력과 직업기초능력 평가항목을 자세히 소개했다. 고객창출, 고객상담, 고객제안 및 협상, 고객관리, 거래약정 및 심사, 금융소비자 보호 등과 같은 직무수행능력 지식을 평가한다는 내용이다. 이 은행은 또 의사소통능력, 수리능력, 문제해결능력, 자기계발능력, 대인관계능력, 정보능력, 조직이해능력, 직업윤리 등 8개 항목의 직업기초능력도 면접 등 과정에서 가려내기로 했다. IBK는 하반기에도 같은 방식으로 신입사원을 뽑을 예정이다.
한국예탁결제원도 고졸 신입사원을 뽑으면서 1차 NCS 기반 입사지원서 접수, 2차 NCS 기반 실무면접을 하겠다고 공시했다. 이번 고졸 신입사원 모집은 이달 17일까지 이뤄진다. 오는 6월부터 근무할 수 있으며 전 학년 내신 등급이 2.0 이하면서 학교장 추천을 받은 학생으로 응시 자격을 제한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인턴 선발을 위한 필기전형에 NCS 직업기초평가를 넣은 것으로 확인됐다. 업무 일반, 지점 근무, EDCF(경제개발협력), 고졸업무(특성화고 우대) 모집 등 전 영역에 걸쳐 NCS를 적용했다고 홈페이지 채용란에 공지했다. 한국조폐공사 역시 상반기 신입직원 채용에서 NCS에 기반한 채용형 인턴 모집 절차를 적용하겠다고 일찌감치 밝혔다. 조폐공사는 채용 공고문에서 “한국조폐공사는 현장에서 요구하는 능력을 평가해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과도한 스펙보다 해당 업종에 필요한 능력과 경험을 지닌 인재를 선발하겠다는 NCS 취지에 맞춘 채용 방식이라는 평가다.
극지연구소, 한전원자력연료, 서부발전, 한국에너지연구원, 인천도시공사, 한국환경산업연구원, 한전KPS 등 일반공기업도 NCS 채용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2017년 경영실적 평가 때 ‘조직 및 인적자원 관리(비계량평가)’ 부문 배점을 기존 2점에서 4점으로 확대하고, 필수평가 항목 중 하나로 NCS 도입과 이행 및 성과를 넣기로 한 방침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신상권 한경금융NCS 출제위원장은 “직종별 능력 중심의 NCS 채용을 확대하는 것이 세계적인 고용시장 추세”라며 “하지만 대학과 특성화고 등 학교 교육 프로그램이 NCS를 가르칠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아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일반 대학생과 취업준비생은 자력으로 NCS를 공부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직무수행능력 부문 중 기업영업과 외환분야 등은 한경금융NCS 시험 외엔 미리 준비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고기완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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