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관광단지 옮겨가며 전기공급
조선·에너지경제 동시 성장 가능"
이상희 < 녹색삶지식경제연구원 이사장 >
인류 경제는 일종의 ‘노름판’이라고 한다. 노름판 고수는 판돈이 제일 큰 도박판에 몰두한다. 인류 경제의 제일 큰 판은 에너지경제, 두 번째가 식량경제, 세 번째가 산업경제다. 한국의 수출 주력 분야인 전자·자동차 등이 1550억달러 수준인 데 비해 에너지 수입은 여전히 1750억달러 수준이다. 에너지경제의 주도권이 지금까지는 자원에너지 분야에 있었지만 점차 기술 즉, 대체에너지 개발 촉진으로 바뀌고 있다. 그 중심에 원자력에너지가 부상했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국제원자력기구는 발생빈도와 강도가 점차 증가하는 지진과 해일 때문에 현재의 대형원전에서 중소원전 형태로, 특히 냉각방식, 발전공간설계, 핵폐기물 발생량 등 총체적 안전성이 기존 대형원전의 1000배 이상인 소형모듈형 원전 즉 SMR 형태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SMR은 러시아가 지난 50년 이상 핵잠수함에 사용하면서 기술의 안전성이 입증됐다. 지금까지 핵잠수함 450척 이상, 쇄빙선과 군용선박 등에 SMR 1000기 이상을 장착·실용화했다.
또 SMR은 차세대 원전 전문가 모임인 ‘Gen4’와 미국의 오바마 전 대통령으로부터 가장 안전한 친환경 대체에너지로 공식 인정됐다. 우리는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한국 경제가 고속성장이 가능했던 저변에는 우리 국민의 특성이 있다. 선진국이 개발한 원천기초기술을 혁명적으로 신속히 상용화하는 자질이다. 이 같은 국민적 자질을 살려서 에너지경제 노름판에서 판돈을 장악하자. 이를 위한 전략적 산업이 원자력발전 조선산업이다. 우선 현재의 디젤엔진 선박을 원자력추진 선박 즉, SMR 엔진 선박으로 발전·개발한다면 추진력, 화물선적공간, 경제성 면에서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최종적으로 이 선박에 중소형 SMR 원전 몇 기를 병렬로 장착해서 해상의 이동성 원자력발전 선박을 주력 조선산업으로 부활시키면 에너지경제와 해양경제 양면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이 같은 혁명적 상용화는 현재의 정치, 행정, 국민정서로선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오늘의 한국 사회는 비전문성이 전문성을 지배·관리하고 현재 중심의 상식적 사고가 미래지향적인 창의적 사고를 추월하고 있다. 우선 우리의 관심을 안방에서 글로벌 관점으로 돌려보자. 인류 역사는 교통, 통신수단 고속화로 발전해 왔다. 선박의 경우 풍력을 이용한 돛단배에서 증기선이 개발되면서 산업혁명이 일어났다. 이제는 디젤엔진 선박으로부터 원자력추진 선박으로 조선산업이 발전할 단계에 왔다. 이미 군용선박 등에는 원자력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미국은 1960년대 파나마운하 도크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10㎿급 소형원자력 발전 선박을 건조해서 활용했다. 그때의 원자력발전 기술은 오늘의 대형 원전과 비슷한 안전성 문제 때문에 결국 상용화하지는 못했다.
최근에는 한국 사회가 혼란을 겪는 동안 중국은 남중국해 일대의 유전, 가스 등 해양자원 개발을 위해 SMR 원자력발전 선박 20척 정도를 건조하는 조선산업 발전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우리가 스마트폰처럼 재빨리 스마트하게 상용화하면 분명 에너지경제의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다.
인류 생존의 필수품인 에너지를 삼성 휴대폰 갤럭시시리즈처럼 공급한다면 수많은 에너지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다. 육지·바다·하늘의 무한대 공간 개발에 필요한 에너지를 이동하면서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육지에서도 낮에는 산업단지에, 밤에는 관광·유흥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 황금 같은 중요한 시기를 놓치면 세월호처럼 국가경제의 침몰사고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새 정부는 불행한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게 우울한 조선산업에 혁명적 전기를 마련했으면 한다.
이상희 < 녹색삶지식경제연구원 이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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