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진형 기자 ] 증시에는 ‘기업 실적은 기업공개(IPO) 후 고꾸라진다’는 속설이 있다.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받기 위해 실적이 정점일 때 상장하는 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코스닥 새내기주 투자에 각별히 유의해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IPO를 ‘성장 지렛대’로 활용해 상장 후 실적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1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 2~3년차 ‘주니어주’ 가운데 콜마비앤에이치 영우디에스피 SKC코오롱PI 아스트 등의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민앤지 아이쓰리시스템 연우 더블유게임즈 휴젤 등도 마찬가지다.
업종은 다양하지만 성장 스토리는 비슷하다.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으로 공장 투자나 인수합병(M&A)에 나서면서 실적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고 있다는 평가다.
항공기 부품을 제조하는 아스트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분사한 뒤 오로지 기술력만 평가하는 특례상장 절차를 거쳐 2014년 말 코스닥 관문을 뚫었다. 상장 당시 적자였지만 지난해 매출 879억원, 영업이익 73억원을 거뒀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잉에 부품을 납품하는 아스트는 상장 자금으로 공장을 짓고 수주를 늘리는 선순환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며 “올 하반기부터 신공장 가동과 설비투자 효과가 반영되면서 본격적인 외형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뉴트리바이오텍도 상장 후 해외 공장을 확대해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폴리이미드(PI) 필름 분야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는 SKC코오롱PI도 신시장을 개척해 성과를 내고 있다.
개인정보 보안서비스업체 민앤지는 M&A로 추가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이승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가상계좌 서비스 부문 1위 업체인 세틀뱅크를 인수해 새 동력을 추가했다”고 분석했다. 소셜카지노 게임을 제공하는 더블유게임즈도 상장 자금으로 해외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검사장비 제조업체 영우디에스피는 지난해 가장 가파른 성장을 일궜다. 매출은 1462억원으로 전년보다 1.5배 커졌고, 영업이익은 3억원에서 98억원으로 뛰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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