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게임 치닫는 미국·북한] 북한 보란듯이…미국, 시리아 맹폭 이어 IS에 '폭탄의 어머니' 투하

입력 2017-04-14 19:19   수정 2017-04-15 05:52

트럼프, 북한에 잇단 초강력 경고

트럼프 "북한은 문제다…잘 처리될 것"
북한 "우리식으로 선제타격할 수 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16일 방한



[ 워싱턴=박수진 / 이미아 기자 ]
미국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시리아 공군기지를 폭격한 지 7일 만에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국가(IS) 근거지를 강력한 폭탄으로 공격한 것은 북한을 겨냥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초강경 경고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김일성 주석 생일(태양절)인 15일에 6차 핵실험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북한에도 초강력 폭탄인 GBU-43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핵실험 징후 있으면 선제타격”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GBU-43을 사용한 데 대해 “우리 군대가 매우 자랑스럽다. 내가 군대에 권한을 주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모두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공격이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잘 모르겠지만 그렇든 아니든 별 차이는 없다”며 “북한은 해결해야 할 문제지만 잘 처리될 것”이라고 했다.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 언론은 이날 “북한의 6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확신이 있다면 미국이 재래식 무기로 북한을 선제타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복수의 미 정보당국 고위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한반도 지역에 토마호크 크루즈(순항)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구축함 두 척을 배치해놨다. 이 가운데 한 척은 북한의 핵실험 장소로 추정되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 장소에서 불과 300마일(약 483㎞) 떨어진 곳에 있다.

NBC는 “미국의 북한 공격에는 미사일과 폭탄, 사이버 공격, 지상 특수작전이 포함될 수 있다”며 “다만 미국이 선제타격을 하는 데 한국 정부의 동의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북한의 행동 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과 관련해선 상황을 진정시키고자 국제사회의 파트너 국가들과 협력하고 있다”며 “핵심은 북한이 행동을 바꿔야 한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의 한 외교당국자는 이날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해 이미 군사 옵션을 준비 중”이라며 “북한의 추가 핵실험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6일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펜스 부통령은 17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만나 북핵 문제를 논의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북한 “평택기지 몇 분이면 초토화”

북한은 “문제를 일으키는 건 미국”이라며 강력 대응할 것임을 시사했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14일 대변인 성명을 내고 “남조선의 오산과 군산, 평택을 비롯한 미군기지들과 청와대를 포함한 악의 본거지들은 단 몇 분이면 초토화된다”며 “초강경 대응에는 지상, 해상, 수중, 공중 기동을 동반한 우리 식의 불의적인 선제타격안을 비롯한 여러 안이 들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본토까지 우리의 전략 로켓군의 조준경 안에 들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위협했다.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억제하도록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 것에 대해 한성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금 트럼프 행정부의 대조선(대북) 정책은 역대 행정부의 대조선 정책과 비교해 볼 때 더 악랄하고 더 호전적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는 우리가 문제를 일으킨다고 표현한 것 같은데 지금 문제를 만드는 것은 미국이지 우리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반도의 현재 상황에 대해선 “악순환 상태에 있다”고 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트위터 글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트위터를 통해 “북한은 문젯거리를 찾고 있다” “북한은 매우 나쁘게 행동하고 있다” “수년간 미국을 가지고 놀았다” 등의 글을 올리며 북한을 비난했다.

통일부 차관을 지낸 김천식 통일공감포럼 대표는 “북한은 늘 미국이나 국제사회에 강경하게 말해왔다”며 “북한의 발언에 지나치게 신경 쓰기보다 북한 문제를 미국과 중국 간 일로만 생각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이미아 기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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