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2] "차기 대통령의 롤 모델 4인…슈뢰더·루스벨트·대처·레이건을 배워라"

입력 2017-04-16 17:51   수정 2017-04-17 06:13

슈뢰더의 희생…지지율 연연않고 노동개혁
루스벨트의 소통…'노변정담'으로 국민신뢰 쌓아
대처의 추진력…11년 집권하며 '영국병' 치유
레이건의 비전…'국가 간섭주의' 과감히 버려



[ 이상열 기자 ] 차기 정부에선 그 어느 때보다 대통령의 효과적인 리더십 발휘가 요구된다. 누가 집권하더라도 여소야대 지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거대 야당을 설득하면서 국가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정책으로 구현하는 리더십이 있어야만 성공적 정부 운영이 가능할 것이란 지적이다.

차기 대통령이 롤 모델로 삼을 수 있는 글로벌 리더들은 누구일까. 전문가들은 진보 성향 지도자 중에선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와 프랭클린 D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을, 보수 성향 지도자 중에선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와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을 꼽았다. 한국경제신문이 한경밀레니엄포럼, 한경 대선공약검증단, 바른사회시민회의 소속 전문가를 대상으로 ‘지금과 같은 혼돈의 시대에 요구되는 리더십 롤 모델’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슈뢰더의 희생, 루스벨트의 소통 리더십

슈뢰더 전 총리는 역대 진보 성향의 세계 지도자 가운데 다수의 전문가로부터 ‘차기 대통령의 리더십 귀감’으로 평가됐다. 독일 좌파정당인 사회민주당을 대표하는 인물임에도 경기 침체와 국가적 취업난을 해결하기 위해 노동시장 유연화를 골자로 하는 ‘하르츠 개혁’을 뚝심 있게 추진한 인물이다. 인기가 없는 정책임을 알고서도 개혁을 추진하다 다음 선거 때 정권을 넘겨줬지만 ‘유럽의 병자’로 불렸던 독일은 이를 계기로 경제 부흥에 성공했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실권의 가능성을 알면서도 국가 미래를 위해 자기희생을 한 리더십은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더라도 본받아야 할 점”이라고 말했다.

미국 민주당 소속으로 1932년 32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루스벨트는 소통을 통한 위기 극복 리더십의 전형으로 평가됐다. 조성한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대공황 시절 미국은 경제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보수와 진보 간 갈등이 첨예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수십 차례의 대국민 라디오 담화인 ‘노변정담’을 통해 국민에게 신뢰감을 심어주고 이를 바탕으로 기득권의 반대를 뚫고 뉴딜정책을 추진한 루스벨트 리더십은 우리 지도자가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대처와 레이건의 강한 추진력

보수 성향의 역대 글로벌 지도자 중엔 대처 전 총리와 레이건 전 대통령 등이 꼽혔다. 1979년부터 11년간 영국을 이끌었던 ‘철의 여인’ 대처는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영국병’을 극복한 인물이다. 긴축재정으로 물가 폭등을 억제하고 세금 인하와 정부 역할 축소, 국영기업 민영화, 복지혜택 축소 등을 통해 영국 성장률을 플러스로 돌려놨다. 1년 넘게 이어진 탄광 노동자 파업에 물러서지 않고 원칙 대응한 강단 있는 리더십도 널리 회자한다. 이형준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법제실장은 “누적된 한국병을 치유하려면 대처와 같은 미래지향적 식견과 강력한 개혁 추진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레이건은 전임자인 지미 카터 대통령의 실정(失政)으로 바닥까지 추락한 미국인의 사기를 회복시킨 ‘긍정과 희망의 리더십’이 호평을 받았다. 레이건은 ‘국가 간섭주의’를 버리고 감세와 규제완화라는 자유시장경제 원칙에 입각해 정부 정책 기조를 일신하고 경제 활력을 높였다. 항공관제사들의 불법 파업에 단호하게 대처하는 등 공공 독점노조의 횡포를 꺾고 법치주의도 지켜냈다.

김종하 한남대 정치언론국제학과 교수는 “레이건처럼 국민에게 분명한 시장경제 철학과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그것을 강력하게 실천하는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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