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치료제 보관기간 72시간서 1년으로 늘렸다

입력 2017-04-16 19:09   수정 2017-04-18 09:26

안트로젠, 냉동기술 개발
일본 수출…미국선 임상 나서



[ 김근희 기자 ] 바이오 벤처기업 안트로젠이 최대 72시간에 불과한 줄기세포 치료제 보관기간을 1년까지 늘리는 기술을 개발해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섰다. 이달 초 일본에 줄기세포 치료제 수출을 시작한 데 이어 미국에서도 임상시험에 나설 예정이다.

이성구 안트로젠 대표(사진)는 16일 “줄기세포 치료제는 보관 기간이 짧아 완제품 수출이 어려웠지만 제조법을 바꿔 보관 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렸다”며 “본격적으로 줄기세포 치료제를 수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줄기세포 치료제는 지방 혈액 등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로 만든 치료제다. 하지만 치료제를 만든 뒤 세포가 살아있는 시간은 최대 72시간에 불과하다. 시간이 지나면 세포가 죽고 효능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 만든 제품을 미국 등 먼 지역에 수출하는 것이 어려웠다.

안트로젠은 하이드로겔과 초저온 냉동기술을 활용해 줄기세포 치료제 보관 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렸다. 줄기세포를 안정적으로 보관하기 위해 파스처럼 생긴 하이드로겔 시트에 세포를 넣고 배양했다. 이후 영하 80도에서 냉동시켰다. 이렇게 만든 줄기세포는 최장 1년까지 살아있고 효능도 유지된다.

안트로젠은 이 기술에 힘입어 2015년 일본 이신제약과 900억원 규모 수포성 표피 박리증 치료제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 지난 10일에는 임상 1·2상에 쓸 줄기세포 치료제를 일본에 수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당뇨병 족부궤양 치료제에 대한 미국 임상 1·2상 허가를 받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한국산 줄기세포 치료제 완제품에 임상시험 허가를 한 첫 사례다. 이전에는 보관 기간이 짧아 미국에서 완제품으로 임상시험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이 대표는 “회사가 성장하려면 기술 이전보다는 완제품 수출을 해야 한다”며 “미국 임상시험 조건을 맞추기 위해 2년 넘게 노력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고 설명했다.

안트로젠 최대주주는 부광약품(지분율 21.4%)이다. 부광약품에서 의약품 판권 업무를 담당하던 이 대표는 글로벌 바이오신약을 개발해보자는 생각에 창업했다. 이 대표는 2004년 부광약품 대표가 된 뒤에도 안트로젠 경영을 병행했다. 그는 틈새시장인 희귀병 치료제 중 임상시험 기간이 짧은 피부 관련 희귀질환에 집중했다. 안트로젠은 2012년 항문 옆에 구멍이 생기는 크론성 누공을 치료하는 큐피스템 판매 허가를 받았다. 2014년 국내 줄기세포 치료제로는 처음으로 건강보험 보장 항목에 포함됐다.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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