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 이틀 연속 북한 압박…"핵실험땐 석유공급 중단"

입력 2017-04-17 19:06  

로이스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
"북한과 불법 거래하는 모든 은행 직접 제재해야"

중국 만남 제안에 북한 거부



[ 강동균 기자 ] 중국 관영매체가 연이틀 석유공급 중단 가능성을 거론하며 북한에 핵실험을 중단할 것을 경고하고 나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17일 ‘북한 저항, 그러나 미사일은 제구실 못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중국은 북한에 석유 공급을 중단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런 내용을 포함한 새로운 제재안 결의를 통과시킬 수 있도록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구시보는 “북한이 태양절(지난 15일)에 핵실험을 감행할 것이라는 일각의 예측은 빗나갔지만 미사일 발사 실패 이후 6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며 “열병식부터 미사일 발사까지의 행위가 미국의 군사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외부에 보여준 것”이라고 진단했다.

환구시보는 “만약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중국은 유엔 결의를 통해 새로운 대북 제재에 나설 것”이라며 “현재로선 추가 조치를 하는 것은 중국의 일관된 이념과 맞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북한의 추가 핵실험은 국제적인 제재를 더욱 단호하게 할 것이고 북한에 대한 미국의 공격 준비 또한 강화될 것”이라며 “만약 군사충돌이 일어난다면 가장 많은 손실을 입는 쪽은 분명 북한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환구시보는 지난 16일에도 북한이 미사일 발사에 실패했다는 소식에 “향후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할 경우 중국은 북한에 대한 석유 공급을 중단하고 제재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런 중국의 압력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외신은 이날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과 우다웨이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여러 차례 회담을 제안했으나 북한이 응하지 않고 있다고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주 서울을 찾았던 우 대표는 북한 측의 무대응 탓에 당초 계획했던 평양 방문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드 로이스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사진)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억제하기 위해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 제재’식 제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이 2005년 9월 북한의 국제금융거래 창구(통치자금 조달 창구) 역할을 한 마카오의 BDA 계좌를 동결했던 것처럼 중국 은행을 비롯해 북한과 거래하는 모든 외국 은행을 직접 제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로이스 위원장은 16일(현지시간) CNN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의 이번(태양절) 미사일 발사 시험이 실패했다고 너무 방심해선 안 된다”며 “북한은 머지않아 미국 50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그런 태세를 거의 갖추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BDA 제재 때에는 북한과 관련된 돈을 완전히 차단했고, 바로 그것이 우리가 취해야 할 다음 조치”라고 강조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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