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경계 무너지는 만큼 조직문화 유연하게 바꿔야"
[ 김보형 기자 ] “지금처럼 변화의 속도가 빠를 때는 업의 본질을 꿰뚫고 근원적 경쟁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사진)은 19일 서울 역삼동 GS타워에서 열린 2분기 GS 임원 모임에서 “시장 변화를 감지하고 민첩하게 대응해야 새로운 사업 기회를 선점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허 회장은 민자발전과 인터넷은행 등 신사업을 중심으로 그룹의 강력한 성장축을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모임에는 허진수 GS칼텍스 회장을 비롯해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 허연수 GS리테일 사장 등 GS그룹 주요 경영진 150여명이 참석했다.
◆신사업에서 성장 초석 마련
이날 허 회장은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로 ‘성장’을 강조했다는 전언이다. 그러면서 민자발전사업과 인터넷은행 등이 “새로운 성장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GS의 민자발전 자회사인 GS EPS는 사업 추진 10년 만에 충남 당진에 액화천연가스(LNG)를 직접 도입할 수 있는 터미널을 갖춰 발전 경쟁력을 높인 900㎿급 4호기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GS동해전력도 지난달부터 강원 동해시에 600㎿급 화력발전소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신규 발전소 가동으로 GS는 4.5GW의 발전용량을 보유한 국내 최대 민자발전사로 올라섰다.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이 지분 10%를 투자한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도 출범 2주 만에 가입자 20만명을 넘어서며 금융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전국에 1만여개 점포를 갖춘 GS25가 오프라인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면서 금융과 유통이 융합한 신사업 모델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허 회장도 “K뱅크는 우리가 보유한 편의점 등 오프라인 플랫폼과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창의적 조직문화 구축해야
허 회장은 임원들에게 “여기 있는 리더 여러분이 유연한 조직 구조와 열린 조직 문화를 구축하는 데 앞장서달라”고 당부했다. 구글 등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을 통해 자동차산업에 뛰어들고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구분이 모호해지는 등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만큼 창의성을 살리고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조직 문화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당장의 성과보다는 긴 호흡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전 《순자》를 인용하며 “흙을 쌓아 산을 이루면 그 속에서 자연스레 비와 바람이 일어난다”며 “성공과 시행착오를 차근차근 축적해나가다 보면 어느덧 탁월한 성과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수장인 전경련 회장답게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빼놓지 않았다. 허 회장은 “안팎으로 어려운 때일수록 기업이 중심을 잡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며 “기업 시민으로서 사명감을 갖고 국내 경기 활성화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하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지난 2월 전경련 회장에 연임한 뒤 혁신위원회를 꾸려 쇄신작업을 하고 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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