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입주민 건강 챙기는 '미세먼지 마케팅' 통할까

입력 2017-04-23 11:48  

신규 단지에 미세먼지 제거 시스템 잇달아 적용
사물인터넷 환기시스템 도입해 실내 공기 관리



[이소은 기자] 분양 성수기인 봄이 오면서 연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자 건설사들이 묘안을 냈다. 골칫거리인 미세먼지를 신규 분양 단지의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실내 미세먼지 농도를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공기 청정 시스템을 도입하는 추세다. 삶의 질, 쾌적성 등이 중요한 주택 구매 기준으로 자리 잡음에 따라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말 입주가 시작된 옥정 센트럴파크 푸르지오에 KT의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공기질 관리 솔루션’을 처음으로 적용했다. 아파트 실내·외 공기 환경을 측정 및 분석 진단해 아파트 입주민들의 건강과 편의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IoT 단말기가 수집한 공기 질 정보를 스마트폰 앱과 웹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입주민들은 단지의 측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확인하고 거주하는 아파트의 창문 개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실내외 환경이 적정 상태 보다 나빠지거나 설정 기준에서 벗어나면 휴대폰 푸시 알림을 보내는 기능을 확보했다. 야외 활동, 환기가능 여부, 빨래 실내 건조 등 초미세먼지(PM2.5), 미세먼지(PM10),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온도, 습도, 소음, 날씨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현재 제공되는 서비스는 놀이터, 어린이집, 커뮤니티센터 등 실제 생활공간의 실시간 공기 모니터링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향후 측정 정보의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공기질에 따라 가정 내의 에어컨이나 공기 청정기 등을 자동으로 작동시키는 IoT 통합제어기능을 제공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현재 시공 중인 신반포리오센트(신반포18차/24차재건축), 래미안 아트리치(석관2재개발) 등 2개 단지에 IoT 홈큐브 시스템을 설치한다. IoT 홈큐브는 삼성물산 주거성능연구소에서 자체 개발한 래미안만의 휴대용 실내 미세먼지 측정장치다.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좋은 상황에서 파란색, 매우 나쁠 경우엔 빨간색으로 점등된다.

공기질이 안 좋을 경우 래미안의 주거관리 시스템인 HAS(Home Automation System)와 연동하여 외부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고 자동으로 실내환기시스템을 작동한다. 미세먼지 차단 필터가 설치되어 유입되는 미세먼지를 90% 이상 제거 가능하다.

향후 먼지 센싱렌지후드, 공동주택용 에어샤워룸, 놀이터 미세먼지 알람시스템, 쿨미스트 분사기계 등 다른 상품들도 순차적으로 적용해 나갈 예정이다. 먼지 센싱 렌지후드는 조리 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감지하는 기능을 갖춘 후드다. 렌지후드 내 센서가 미세먼지를 감지해서 자동으로 후드 풍량을 조절하여 미세먼지를 신속히 제거한다.

각 동 출입구 옆에 설치하는 에어 샤워룸은 고성능 필터를 통과한 청정공기로 미세먼지, 세균, 담배냄새 등을 제거하는 기능과 숲속 공기에서의 산림욕 등도 체험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세대 진입 전에 외부 오염물질을 제거할 수 있다.

단지 내 놀이터에는 실시간으로 미세먼지 등급 정보를 확인할 있는 ‘놀이터 미세먼지 알람 시스템’을 설치한다. 미세먼지 등급 정보는 놀이터 뿐 아니라 각 세대 내부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단지 내 보행로에는 미세물입자를 분사해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쿨미스트 분사기계를 설치할 계획이다.

김경준 삼성물산 빌딩사업부장 부사장은“삼성물산은 래미안에 거주하는 분들이 쾌적하고 건강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다양한 상품개발을 통해 래미안에 산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그렉스전자와 협력해 세대 내 주방 미세먼지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주방 하부급기 시스템'을 개발했다. 기존 바닥열 환기 시스템을 응용한 시공방법으로 주방 싱크대 하단에 급기 장치를 설치해 정체돼 있는 기류를 순환시켜 미세먼지 제거 및 환기 효과를 극대화 시킨다.

현대엔지니어링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의뢰한 실험에서 구이음식 조리시 기존 후드 배기 방식을 사용했을 때 주방에 잔류하는 미세먼지 수치가 1000μg/㎡로 나타났으나 '주방 하부급기 시스템' 방식을 적용했을 때는 319μg/㎡으로 약 70% 저감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최근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른 미세먼지를 저감할 수 있는 새로운 시공법 개발에 성공해 소비자 만족도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주방 하부급기 시스템은 '진주 힐스테이트 초전' 등 올 하반기 분양하는 아파트부터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림산업은 초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있는 ‘공기청정 환기 시스템’을 개발해 신규 분양 단지에 적용 중이다. 이 시스템에는 고급형 공기청정기에 사용되는 H13 등급 헤파필터가 적용돼 초미세먼지를 99.75% 제거할 수 있다.

입주민은 실내에 설치된 환기 스위치와 스마트홈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환기모드·청정모드·자동모드 등 3가지 운전모드를 통해 쾌적한 실내 공기를 유지할 수 있다. 대림산업은 앞서 공급한 ‘아크로리버뷰’ ‘e편한세상 춘천 한숲시티’ 등에 이 시스템을 적용했다.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호흡기부터 심혈관계까지 염증반응을 일으켜 천식, 호흡기 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미세먼지가 사회문제로 번지면서 올 1~2월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2% 증가했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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