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평가지표 개발해 공정한 관리
합리적인 보상체계로 혁신 이뤄야"
박광태 < 고려대 교수·경영학 >
‘혁신’은 슘페터 경제발전론의 중심 개념으로,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노동, 토지 같은 생산요소의 편성을 변화시키거나 새로운 생산요소를 도입하는 기업가의 행위를 말한다. 혁신은 생산기술의 변화는 물론이고 신시장이나 신제품의 개발, 신자원의 획득, 생산조직의 개선 또는 신제도의 도입 등도 포함하는 개념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업무재설계(BPR: 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 균형성과지표(BSC: balanced score card), 식스 시그마(six sigma) 등은 모두 혁신을 위한 기법이다. 이런 혁신기법이 어느 기업에서는 큰 성과를 이뤄 성공하는 반면 어느 기업에서는 실패로 끝나버리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식스 시그마를 예로 들어보자. 식스 시그마란 데이터에 기반을 두고 고객중심의 최고 품질 수준(3.4ppm으로 100만 개당 3.4개의 불량만 허용하는 거의 무결점 수준)을 달성하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고객중심의 사고다. 식스 시그마는 모토로라가 처음 소개했는데, 고객중심의 사고를 계속 유지하지 못한 모토로라는 구글에 인수됐고, 구글마저 큰 손실을 본 뒤 모토로라를 레노버에 처분해 버렸다. 모토로라는 고객의 관심이 스마트폰으로 이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흥행하던 피처폰에만 전력투구해 스마트폰 시대를 준비하지 못했다.
흔히들 혁신이라고 하면 앞서 예로 든 피처폰처럼 기존의 것에 무엇을 더 추가할지를 생각한다. 하지만 발상의 전환으로 고객이 추구하는 가치를 새로이 파악해 이를 반영한 새로운 혁신제품을 시장에 소개하는 것이 훨씬 중요할 때가 있다.
혁신으로 좋은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혁신의 앞 단계라 할 수 있는 해빙기, 즉 분위기 조성과 혁신의 뒤 단계라 할 수 있는 결빙기, 즉 혁신의 굳히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해빙기와 결빙기를 다룰 때도 혁신의 주체는 사람임을 늘 염두에 둬야 하다. 해빙기에서는 추진하는 혁신이 왜 필요한지 조직 구성원들과 이야기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결빙기에서는 공정하고 신뢰성 있는 평가지표를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구성원들을 평가하고 그 결과에 대한 인센티브와 페널티를 적절히 활용해 합리적인 보상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반영한 성과평가 시스템을 구축해 혁신이 계속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평가지표도 혁신을 시행하기 이전에 사용하던 지표가 아니라 혁신을 통해 얻으려는 것이 반영된 새로운 지표를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서비스기업이 이탈 고객 수를 줄이기 위해 새로운 혁신을 시도했다면 이제부터는 이탈 고객 수가 새로운 지표로 사용되고 구성원은 이 지표에 따라 평가받아야 한다. 또 평가지표는 구체적이고 측정가능한 용어로 표현돼야 한다.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 피터 드러커의 “측정할 수 없다면 관리할 수 없다”는 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 외에도 평가지표는 고객을 포함해 이해관계자들이 바라는 바를 염두에 두고 개발돼야 한다.
물론 이런 혁신에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하는 이유는 혁신이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빠르게 변하는 시장에서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 이제는 혁신이 지극히 당연하고 필요한 기업활동이 됐다. 새로운 혁신기법을 통해 고객들에게 기업의 강점을 내세울 수 있도록 평가지표가 만들어지고 이 지표에 따라 구성원들이 평가를 받음으로써 고객을 더 위할 수 있게 돼야 한다. 그래야 고객도 이를 인지해 이 기업 및 제품에 대한 만족도와 충성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다.
박광태 < 고려대 교수·경영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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