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체 포스코의 신소재 개발] 알루미늄보다 더 가볍고 훨씬 강한 강철…포스코 '기가스틸'로 꿈의 소재에 도전한다

입력 2017-04-24 09:00  

기가스틸은 가격뿐 아니라 자동차 경량화에서 월등한 성능낼 수 있어


[ 신동열 기자 ] ■ 궁금합니다 - 포스코가 개발한 ‘기가스틸’은?
알루미늄보다 가볍고 단단하면서도 잘 구부러지는 ‘혁신적 철강’


포스코가 전기차 및 무인자동차 등 스마트카 시대에 발맞춰 자동차의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가스틸’을 개발해 미래소재로서의 철강 영향력을 더욱 강화한다. 기가스틸은 기존 철강재가 높은 강도를 추구할 때 성형성이 떨어지는 단점을 보완한 것으로, 강도를 높이면서 동시에 사용자가 철강의 성형 또한 쉽게 할 수 있도록 개발한 것으로 단단하면서 잘 구부러지는 ‘꿈의 강철’이다.

10원짜리 동전 크기가 10t 하중 견뎌

포스코가 개발한 기가스틸은 ㎟당 100㎏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차세대 강판이다. 양쪽 끝에서 강판을 잡아당겨서 찢어지기까지의 인장 강도가 1기가파스칼(GPa) 이상이어서 ‘기가스틸’이라 명명했다. 십원짜리 동전만한 크기에 10t의 하중을 버틸 수 있다. 특히 가공성이 우수하기 때문에 알루미늄 부품보다 더 복잡한 형상의 제품도 만들 수 있다. 철강 소재는 일반적으로 강도를 높이면 단단하기 때문에 구부러지지 않아 여러 가지 형태로 모양을 만드는 가공이 어려운데, 포스코는 강도와 가공성(연신율)을 동시에 높이는 ‘역설적인 기가스틸’을 개발한 것이다. 아직까지 기가스틸의 상용화에 성공한 철강사는 세계에서 포스코가 유일하다. 권오준 회장은 지난해 8월 태국 CGL(용융아연도금강판) 공장 준공식에서 “철강은 알루미늄보다 가격 경쟁력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강도가 3배나 강한 기가스틸이 경량화 측면에서도 월등한 성능을 낼 수 있다”고 했다.

경제성 월등히 높은 자동차 소재

포스코가 개발한 기가스틸은 알루미늄 등 대체 소재보다 경제성, 경량화, 강도는 물론 재활용성, 제품 생산 시 상대적으로 낮은 CO2 배출량 등 친환경성 측면에서도 월등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알루미늄 소재는 자동차 제조업체나 소비자 입장에서 제조원가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기가스틸은 아주 높은 경제성이 있는 자동차 소재다. 기가스틸과 알루미늄으로 차체를 생산했을 때 소재비는 3.5배, 가공비용은 2.1배가량 차이가 난다. 또한 알루미늄 소재는 철강 소재와 달리 기존 용접 방법으로 자동차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특수 나사나 기계적인 결합 등의 특별한 공정을 거쳐야 한다.

자동차 경량화에도 큰 도움

기가스틸은 자동차 경량화에서도 알루미늄보다 훨씬 높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알루미늄은 비중이 철보다 3분의 1 정도로 작아 자동차 무게를 크게 줄일 수 있지만 강도는 철강 소재보다 많이 낮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기가급 강도를 가진 포스코의 기가스틸을 적용하면 알루미늄보다 아주 얇은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강도가 높은 가벼운 자동차를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2000년대 초반까지 생산된 중형차의 무게는 약 1500~1600㎏으로 차체 중량만 280~300㎏였다. 고강도강 사용이 늘어나 차체 중량이 240~250㎏까지 감소했고, 알루미늄 등 대체 소재 적용을 확대하면서 약 220㎏까지 줄어들었다.

자동차강판 생산 기술 ‘세계 최고’

포스코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자동차강판 생산 기술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했다. 2000년 초부터 독자적인 자동차강판 기술 개발에 돌입했고, 당시 광양제철소를 세계 최대·최고의 자동차강판 생산 제철소로 발전시킨다는 계획 아래 대대적인 투자를 추진해 2003년 1월에는 자동차강재연구센터를 준공하기도 했다. 2016년에는 또 다른 기가스틸 PosM-XF강 개발에 세계 최초로 성공하고 상용화를 완료했다. PosM-XF강은 충돌시 잘 찌그러지지 않아 탑승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자동차의 구조용 부품에 주로 사용된다.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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