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신 중 한 사람인 박팽년은 ‘우잠(愚箴)’이란 글을 써서 ‘진정한 어리석음’에 대해 교훈을 남긴다.
아, 참으로 어리석은 무리들은
이리 저리 따져보아도 흐리멍덩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의 어리석음이란
침묵하고 있으나 그 마음은 이미 깨달은 바가 있다.
어리석지 않으면서도 어리석은 듯하고
있어도 없는 듯이 한다.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것은
실제로 자신을 속이는 것이다.
어리석음이여, 어리석음이여!
어리석어야 할 곳에서 어리석고
어리석지 말아야 할 곳에서 어리석지 말지어다.
우리는 어리석음을 감추려고만 하고, 모르면서 아는 것처럼 꾸미기 바쁘다. 처리하는 일은 어떠한가. 어리석을 정도로 원칙을 지켜야 할 때는 원칙을 깨 모두가 가야 할 길을 잃게 하고, 어리석지 말아야 할 곳에서는 고지식하게 원칙을 지키다 모두를 위태롭게 한다. 어리석어야 할 때는 어리석어 주고, 어리석지 말아야 할 때는 어리석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 한마디 속 한자 - 愚(우) 어리석다
▷ 우직(愚直): 어리석고 고지식함.
▷ 대지여우(大智如愚): 슬기로운 사람은 그 슬기를 함부로 드러내지 않으므로 겉으로는 어리석게 보인다는 말.
송내고 교사 hmhyu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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