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동원,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와 동시에 자회사 패키지 매각하는 속내

입력 2017-04-2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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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4월21일(11:0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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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 한 동원그룹이 곧바로 이 회사 비핵심 사업 패키지 매각에 나서면서 인수·합병(M&A)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동원그룹은 동부익스프레스 자회사 패키지 매각을 통해 2000억원의 자금을 확보, 인수에 따른 재무 부담을 줄일 계획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은 대주주인 신세계 외엔 마땅한 인수후보를 찾기 힘들다는 점과 반드시 자회사 매각이 필요한 동원그룹의 자금 사정을 고려할 때 매각작업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업계의 분석이다.

동원산업은 매각주관사 EY한영과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오는 25일 동부익스프레스가 보유한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11.11%를 비롯해 동부고속버스, 동부렌터카 등 비물류사업 패키지 매각 예비입찰을 진행한다. 동원그룹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지난달 동부익스프레스 대주주인 KTB PE·큐캐피탈 컨소시엄으로부터 동부익스프레스 경영권(지분 100%)을 총 4162억원에 인수했다. 이 거래로 대주주인 PEF 컨소시엄은 2년6개월 만에 투자원금(3100억원)의 37%에 달하는 1150억원의 매각 차익을 거뒀다. KTB PE의 대표적 투자 성공사례로 남게 된 이 거래를 두고 당시 시장에선 매각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평가가 많았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KTB PE가 인수한 가격인 3100억원도 값이 높다는 시각이 있다”며 “이보다 10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한 것은 인수할 때부터 비핵심 자회사 매각을 염두해 둔 것”이라고 해석했다.

동원그룹은 비핵심자산 매각을 성공시키면 국내 3위권 종합물류회사 경영권을 불과 2000억원 안팎에 인수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매각 측은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11.11%를 약 1000억원에, 동부고속버스는 600~700억원, 렌터카 사업은 약 400억원에 팔 수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이 경우 총 2000억원 가량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M&A업계는 이 정도 가격에 매수후보자가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의 경우 대주주인 신세계 외에 마땅한 인수 후보를 찾기 힘들다는 점이 첫번째 이유다. 신세계도 경영권 유지에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비싼값에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설 이유가 없다.

두번째는 동원산업은 지난해 10월 22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자금 중 약 80% 해당하는 3350억원 어치를 회사채, 기업어음(CP)과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 시장성 차입에 의존해 조달했다는 점이다. 시장성 차입은 대출에 비해 만기가 짧고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다. 은행 대출에 비해 자금조달이 용이한 반면 그만큼 많은 고비용이 들고 자금회수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부담에도 동원산업이 동부익스프레스 인수 대금의 대부분을 직접금융시장에서 차입한 것은 자체 보유 현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작년 9월 말 기준 동원산업의 현금성 자산은 913억원에 불과하다. IB업계 관계자는 “동부익스프레스 인수로 동원산업의 차입금 부담이 과도해진 상황”이라며 “매수측은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인수전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각 측이 패키지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세번째 걸림돌이다. 국내 일부 사모펀드(PEF)가 초과수익을 노려볼 수 있는 동부고속버스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SK, 롯데 등 대기업이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렌터카 사업은 PEF가 쉽게 참여하기 힘든 사업 영역이라는 점에서 인수전 참여가 쉽지 않다. 인수전 참여를 검토 중인 한 관계자는 “매물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는 높지만 결국 가격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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