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해외 직접투자액이 4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는 최근 몇 년 사이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 및 시장 획득과 제조 공장 설립을 위해 미국과 베트남에는 투자가 많이 늘어났다.
한국수출입은행의 해외투자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해외 직접투자액은 2007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엔 352억 달러(약 40조900억원)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중국으로의 투자는 2007년 57억 달러에서 2014년 32억 달러로 급감했고, 지난해에도 33억 달러로 뒷걸음질쳤다.
2014년 중국 투자가 전년보다 많이 줄어든 이유는 전반적으로 대 중국 투자가 정체를 보이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시안 반도체공장 건설이 2013년 일단락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미국과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전체 해외 직접 투자액은 제조공장 설립 등의 이유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대 미국 투자는 129억 달러(14조6900억원)로 중국 33억 달러의 4배에 달했다. 지난해 미국 투자는 2013년(57억7000만 달러)보다 123.6%나 급증했다.
이는 선진기술 도입을 위해 미국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경우가 늘었고 현지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도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세계 최대인 미국 전장기업 하만을 80억 달러에 인수하는 등 최근 3년간 미국에서만 10여 개 기업을 인수했다. 또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텍사스 반도체공장에 1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한다.
현대자동차도 앞으로 5년간 31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미국 투자 계획을 올초에 발표했다. LG전자도 테네시주에 연간 100만 대 생산능력을 갖춘 세탁기 공장을 짓기로 했다.
베트남으로의 투자도 지난해 22억7000만 달러(2조5800억원)로 2013년(11억5000만 달러)보다 배가량으로 증가했다.
연평균 6%대의 높은 경제성장률과 젊은 노동력, 저렴한 임금으로 주목받는 베트남에는 중소기업의 진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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