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최 1차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돼지발정제 성폭력 모의' 논란에 휩싸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의 얼굴을 보지 않고 토론을 이어가는 진풍경을 펼쳤다.
이날 홍 후보는 "사드배치, 개성공단, 햇볕정책, 촛불집회 참석 및 독려 등 이슈와 관련해 안 후보 입장이 계속 바뀐다"고 지적했고 안 후보는 이에 "사퇴하라고 말씀드렸으니 얼굴 안보고 말하겠다"고 답했다.
또 안 후보는 홍 후보의 검찰 개혁안과 관련해 질문할 때도 "홍 후보가 사퇴해야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홍 후보의 얼굴을 보지 않고 말하겠다"는 말과 함께 질문했다.
안 후보는 이날 대선 후보들에게 주어진 공동 질문 답변 시간에 "홍 후보 사퇴해야 합니다"라며 "외신에 보도돼 국격이 실추됐다"고 목소리 높였다.
앞서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이번 대선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여는 중요한 선거인데 이런 선거에서 성폭력 모의를 한 후보와는 토론할 수 없다"며 국민들의 양해를 구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 또한 "홍 후보는 한번도 이 문제에 대해 사과하고 용서를 구한 적이 없다"며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가 이 문제에 대해 사퇴 입장을 한번도 밝히지 않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역설했다.
홍 후보는 이에 "이미 12년 전 고해성사를 하고 잘못됐다고 하는데 또 문제삼는 것은 그렇습니다만 또 말씀드리면 45년전 일 정말 국민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지난 2005년 발간한 자서전 '나 돌아가고 싶다'에서 마음에 들어하는 여성을 성폭행하기로 결심한 하숙집 동료에게 돼지발정제를 구해줬다는 내용을 쓴 것이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퍼지며 논란에 휩싸였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측은 즉각 홍 후보의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김소현 기자 ks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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