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부실사업 떠안은 한라홀딩스...만도로 부실 확산되나

입력 2017-04-24 15:24  

제이제이한라 부실 악화일로...만도 배당금으로 부실 막을듯


이 기사는 04월24일(05:0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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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홀딩스가 제주도 골프장 회사의 부실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부실을 털어내는 동시에 그룹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주력 계열사인 만도를 통해 적잖은 실탄을 마련하는 작업에 나섰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라홀딩스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100.1%로 2015년 말(70.4%)보다 29.7%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3월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한라로부터 제이제이한라를 인수한 영향이 컸다. 제이제이한라가 운영하는 제주도 골프장 세인트포CC는 최근 제주도 골프장이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687.8%에 이른다.

세인트포CC는 골프장을 회원제에서 대중제(퍼블릭)로 전환하고 콘도 분양사업도 추진해 유동성 위기를 타개할 계획이다. 하지만 제주도 골프장이 포화상태인 만큼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될지 불투명하다.

일각에선 한라홀딩스가 부실회사를 인수한 것은 관계회사인 한라와 오너일가를 지원하기 위한 성격이 있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수년 동안 적자에 시달리며 자금난을 겪던 한라는 제이제이한라 지분 73.8%를 한라홀딩스에 109억원가량에 매각했다. 한라 최대주주는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지분 20.91%)이다. 정 회장은 한라홀딩스는 2대 주주(지분 16.88%)이기도 하다.

한라홀딩스는 부실이 깊어지는 제이제이한라를 지원하기 위해 '지원 사격'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제이제이한라는 지난해 말 보유 현금이 43억원에 불과해 포인트포CC 골프텔 사업 등을 확장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한라홀딩스 자회사인 만도의 자금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이런 배경에서다.

만도는 배당을 대폭 늘리는 방식으로 한라홀딩스를 위한 지원에 나설 전망이다. 실제로 만도의 배당 재원인 이익잉여금이 지난해 말 6542억원으로 2015년 말보다 5320억원가량 늘었다. 만도가 지난해 자본총계 항목인 주식발행초과금 가운데 3604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옮긴 결과다. 주식발행초과금을 줄이고 이익잉여금을 늘리는 것은 통상 배당 확대를 위한 정지작업으로 해석된다. 배당과는 별도로 만도는 매년 200억원대의 상표권 수수료(로열티)를 한라홀딩스에 지급하고 있다.

만도가 이처럼 한라홀딩스에 대한 실탄 지원을 할 경우 기업가치가 하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라그룹 부실이 만도로 옮겨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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