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내다보는 일본 '노벨상 허브', 기초과학 공약 없는 한국 대선후보

입력 2017-04-24 18:11   수정 2017-04-25 06:25

[ 김동욱 기자 ] 일본 도쿄 외곽의 사이타마현 와코시에 자리잡은 이화학연구소. ‘리켄(RIKEN·理硏)’이라는 약자로 더 잘 알려진 이곳은 2001년 이후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의 대표적인 기초과학연구소다. 중간자 이론으로 일본인 최초로 노벨 과학상을 받은 유카와 히데키도 리켄 출신이다.

1917년 설립된 리켄은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 이곳에서 42년째 연구활동을 하고 있는 유지 가미야 명예연구원은 “리켄에선 결과물이 30년 뒤에야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진행하는 연구가 적지 않다”며 “연구자들도 ‘고교 교과서에 실릴 연구’를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곳 연구진이 발견한 113번째 원소를 ‘일본’의 일본어 발음인 ‘니혼(にほん)’을 따서 ‘니호니움(Nh)’이라고 명명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는데, 이 연구 역시 20년 넘게 걸렸다.

한국에선 ‘30년 연구’란 여전히 요원한 얘기다. 이번 19대 대선에서도 각 후보 진영이 과학기술 정책을 내놨지만, 장기 비전은 잘 보이지 않는다. 정부 직제 개편이나 비정규직 연구원의 정규직화, 연구개발(R&D) 평가방식 개선 등 과학계의 불만 해소에 주력할 뿐 기초과학 진흥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리켄

일본 기초과학연구의 산실이자 유일한 종합연구소다. 1917년 설립돼 올해로 100주년을 맞은 이 조직은 ‘과학자의 낙원’으로 불린다. 일본 9개 지역과 미국 등 4개국에 연구조직을 운영하고 있으며 약 3500명이 일하고 있다.

와코=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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