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성태 기자 ] ‘스마트 유권자’의 표심이 막판 대선 변수로 떠올랐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지지율은 특정 지지층의 이해관계에 따라 출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문 후보를 턱밑까지 추격했던 안 후보의 지지율은 여성과 2030세대의 이탈로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경제신문과 MBC가 공동 의뢰한 리서치앤리서치 조사(21~22일 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 차이는 0.7%포인트에서 2주 만에 9%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리서치앤리서치 관계자는 “안 후보의 하락세는 TV토론의 부진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겠지만 교육 일자리 분야에서 유권자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영향도 크다”고 분석했다.
4월 둘째주 갤럽조사에서 안 후보의 여성 지지율은 25%로 전주(34%)에 비해 9%포인트 빠졌다. 이에 비해 문 후보는 43%로 전주 대비 2%포인트 올랐다. 안 후보가 지난 11일 사립유치원 교육자대회에 참석해 단설유치원을 제한하겠다고 공약한 것이 영·유아 자녀를 둔 여성층의 이탈을 불렀다는 분석이다. 안 후보가 학제개편과 대학입시 관련 수시전형을 늘리겠다고 한 교육공약도 악영향을 끼쳤다.
서울 목동의 한 주부는 “대학입시와 관련해 안 후보가 정시보다 수시 비중을 늘리려 한다는 입소문이 돌았다”며 “부잣집 애들만 대학을 쉽게 가게 하는 정책이라며 안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주부들이 늘었다”고 전했다. 안 후보 캠프는 대학입시 관련 수시와 정시 비중에 대한 구체적인 공약을 내놓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후보 공약에 대한 스마트 유권자의 착시현상도 후보 간 희비를 갈랐다. 2012년 ‘안풍(安風)’의 동력이었던 2030세대가 이번에는 시큰둥하다. 안 후보는 갤럽 조사에서 19~29세 16%, 30대 19%로 전주에 비해 각각 6%포인트와 3%포인트 하락했다. 문 후보를 지지한다는 한 대학생(20)은 “문 후보는 젊은 층을 위한 일자리 정책을 많이 내놓은 반면 안 후보는 50대 이상 중·장년층 정책에만 신경쓴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후보의 젊은 층을 겨냥한 공약 수는 큰 차이가 없고 문 후보의 81만개 일자리에 대한 각인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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