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수분흡수력 좋은 SAP
효성, 다리·허리 밴드 스판덱스
코오롱·한화케미칼, 접착제 제작
[ 고재연 기자 ] 국내 화학업체들이 지난해 약 60조원 규모로 떠오른 일회용 기저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기저귀의 핵심인 흡수제를 만드는 LG화학, 신축성 좋은 밴드를 제조하는 효성, 접착용 수지를 생산하는 코오롱인더스트리와 한화케미칼 등이 대표적이다.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역별 수요를 ‘맞춤 공략’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LG화학은 수분을 빠르게 흡수하고 오랜 시간 잡아두는 고흡수성수지(SAP)를 제조한다. 2008년 코오롱에서 7만t 규모의 SAP사업을 인수해 본사업에 뛰어든 뒤 연간 36만t의 SAP를 생산하고 있다. 독일 에보닉, 바스프 등 글로벌 화학 업체들에 이어 세계 4위 규모다.
LG화학은 환경적·문화적 차이에 따라 기저귀의 트렌드도 다르다는 점을 공략했다. 고온다습한 남미지역에서는 습기에 쉽게 굳지 않고 뽀송뽀송함을 오래 유지하는 기능을, 중국에서는 수분 흡수 속도를 중시한다.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최대한 얇게 만들어 옷맵시가 좋아 보이는 것을 선호한다. 다양한 실험을 통해 현지의 요구에 맞는 SAP를 생산하는 LG화학은 생산 물량의 90%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
효성은 기저귀에 들어가는 스판덱스로 승부를 걸고 있다. ‘크레오라’ 브랜드로 스판덱스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효성은 기저귀용으로 ‘크레오라 컴포트’를 생산한다. 기저귀의 신축성과 활동성, 착용감에 특화된 제품으로 허리와 다리 밴드 부분에 쓰인다. 다리를 편하게 감싸면서도 수분이 새지 않도록 잡아주는 게 핵심이다. 남아·여아용, 사이즈, 앞뒤 구분 등을 위해 스판덱스에 색깔을 입히는 기술력도 더했다. 크레오라 컴포트는 기저귀 스판덱스 분야에서 세계 2위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와 한화케미칼은 기저귀를 고정해주는 접착제 역할을 하는 수소 첨가(수첨) 석유수지를 제조한다. 수첨 석유수지는 일반 석유수지에 수소를 첨가해 만든 무색·무취·무독성 원료다. 평범해 보이는 접착제도 지역별로 시장의 수요가 다르다. 추운 지역에서는 접착 부분이 굳지 않고 잘 붙어야 하고, 더운 지역에서는 땀 때문에 접착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한화케미칼 중앙연구소는 2년여간의 연구 끝에 지난해 수소 첨가 기술을 확보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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