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Success Story] 동아알루미늄 "일반 텐트 17배 크기 코스모스돔 개발…20분 만에 설치"

입력 2017-04-27 17:45  

신제품으로 불황 넘는 기업들


[ 김낙훈 기자 ]
경기침체기를 넘는 기업의 전략은 대략 두 가지다. 하나는 움츠리고 축소하는 전략이다. 구조조정과 사업 철수를 통해 몸집을 줄인다. 이와는 반대로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고 마케팅에 적극 나서는 기업도 있다. ‘불황일 때 호황을 대비하는 전략’이다. 독일의 히든챔피언(글로벌 강소기업)은 주로 후자 전략을 채택한다. 독일 제조업이 2008년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를 슬기롭게 넘기고 성장가도를 달린 것도 이런 전략 덕분이다. 국내에서도 불황기에 다양한 신제품 개발로 미래에 대비하는 기업이 있다. 이들은 연구개발을 강화해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으며 미래 성장동력을 삼고 있다.

인천 가좌동에 본사를 둔 동아알루미늄(대표 라제건·사진, 영어명 DAC)은 최근 특이한 텐트를
선보였다. 지난 3월 중순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7 캠핑 앤드 피크닉페어’에서 공개한 ‘코스모스돔’이라는 텐트다. 이 텐트는 크기가 일반 텐트의 약 17배에 이른다. 지름 8m, 높이 3.6m로 35명이 한 줄로 빙 둘러앉을 수 있을 정도다. 설치도 간편하다.

라제건 사장은 “기존 대형 텐트는 전문가가 쳐야 하지만 코스모스돔은 일반인 몇 명이 20~30분 만에 간단히 설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흙이나 콘크리트, 아스팔트에도 칠 수 있다.

라 사장은 “세계에 없던 새로운 분야를 창조하는 일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야외 이벤트, 스포츠팀 야외훈련, 페스티벌, 단체연수 등을 할 때 쉽게 사용할 수 있다”며 “지난번 피크닉페어에서도 카누 전지훈련팀 등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대형 텐트는 30년간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신제품에 도전한다는 점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1988년 출범한 동아알루미늄은 세계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인 노스페이스, MSR, 힐레베르그에 텐트폴을 공급하고 있다. 고급 텐트폴로 세계시장의 80~90%를 점유하고 있다. 텐트폴만 개발해온 건 아니다.

이 회사는 거래처 요청에 따라 1000세트가 넘는 텐트 개발에 참여했다. 피엘라벤, 몽벨, 빅아그네스 등과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자회사인 헬리녹스를 통해 텐트와 캠핑용 의자, 간이침대 등을 선보였고 이들 제품은 해외에서 명품으로 대접받고 있다.

동아알루미늄은 이번 전시회에서 다양한 수출 신제품을 공개했다. 야외활동 시 사용하는 의자인 ‘체어원’과 ‘체어제로’도 그중 하나다. 체어원은 무게가 900g에 불과해 간편하게 갖고 다닐 수 있다. 체어제로의 무게는 불과 490g이다. 그러면서도 120㎏까지 견딜 수 있다. 웬만한 씨름선수가 앉아도 끄떡없다. 미국의 저명한 아웃도어잡지 백패커는 헬리녹스의 체어제로를 ‘2017년 편집자가 뽑은 최고의 상’에 선정하기도 했다.

텐트를 확장하고 개선하기 위한 각종 허브도 수십종 선보였다. 허브는 연결 부품으로 다양한 형태가 있다. 이를 통해 텐트폴을 연결하면 여러 모양의 텐트를 구성할 수 있다.

동아알루미늄이 300번이 넘는 실험 끝에 자체 개발한 알루미늄 합금 ‘TH72M’을 사용한 것이다. 항공기 소재에 버금가는 강도를 갖고 있으면서 가벼운 게 특징이다.

이 회사는 신제품 개발을 위해 태풍급 바람을 일으키는 풍동설비도 갖췄다. 시속 약 160㎞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설비다. 라 사장은 “세계 아웃도어 업계에서 최초로 확보한 시설”이라고 밝혔다.

동아알루미늄은 라 사장이 세운 업체다. 미국 미시간대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친 뒤 미국 은행에서 근무하다 귀국해 창업했다. 세계 1등을 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다가 텐트폴 분야를 선택해 원재료부터 텐트 완제품에 이르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초경량 폴을 개발하면서 성장세를 타고 있다. 자체 디자인제품으로 주문받아 수출해온 이 회사는 2011년 ‘헬리녹스(Helinox)’라는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국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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