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파워독서] 미래자동차는 달리는 SW…'자율주행 문명' 손에 잡힐듯 보인다

입력 2017-04-27 18:00  

모바일 시대 다음은…

인공지능·빅데이터·5G통신
이 셋은 자율주행차로 수렴
트럭·택시 운전직업 사라져
차 속 생활 위한 사업 아이템 제시

공병호 <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



어떻게 구글 같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자동차시장에 출사표를 던질 수 있을까. 일반 독자로서는 이런 일이 그다지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 하지만 모바일 시대의 다음 요소로 주목받는 것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인공지능 심화 기술, 빅데이터 경제, 5세대 통신 서비스다. 이들이 서로 다른 것 같지만 하나로 수렴되는 것이 바로 ‘자율주행차’다. 이 자동차에는 운전대도, 브레이크도, 내연기관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미래 자동차는 운전자 도움 없이 완전히 자율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자율주행혁명》의 주저자인 호드 립슨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상당한 권위를 갖고 있는 컬럼비아대 기계공학과 교수다. 이 책은 그동안 만난 자율주행차 관련 서적 가운데 탄탄한 내용이란 면에서 손꼽을 수 있는 책 가운데 하나다. 무인자동차 상용화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기존 자동차 기업과 구글 같은 IT 회사가 차세대 자동차시장에서 더 많은 몫을 차지하기 위해 어떻게 경쟁을 벌이는지를 다루고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의 백미(白眉)는 무인자동차가 만들어갈 미래 신세계를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자동차업계와 IT업계의 치열한 경쟁과 제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기계, 스마트 고속도로가 아니라 스마트 자동차, 파급효과(일자리·산업·오락과 범죄) 등 12개 주제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개관을 파악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자동차 기업과 IT 기업은 무인자동차 도입을 놓고 서로 다른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자동차 기업은 점진적 도입을 예상한다. 오늘날의 자동차를 오랫동안 유지하며 운전 보조 기술을 개선해 나가면서 서서히 무인차로 전환한다는 생각이다. 저자는 인간과 로봇이 교대로 운전대를 잡는 일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IT 기업은 전면적인 도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뭘 원할 것인가라는 점이다. 지금의 10대가 미래 소비자로 성장하면 그들은 자동차를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자동차의 특성을 기계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로 바라볼 것이라는 점이다. 더욱이 그들은 운전 자체를 시간 낭비로 간주하고, 오로지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데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뭐든 환영하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미래에 대한 저자들의 주장은 이렇다. “자율주행차의 기술적 준비는 거의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다만 그 기술을 받아들일 사회적 준비가 덜 돼 있을 뿐이다.”

저자들은 손과 발이 자유로운 운전이 가까운 장래에 일어날 수 있다고 예측한다. “무인자동차는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움직이고, 동시에 움직이면서 데이터를 생산할 것이다. 데이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운전은 더 안전해지고 경로가 단축될 것이다.” 결론으로 무인자동차 등장이 가져올 사회적인 파급효과를 손에 잡힐 듯이 제시하고 있다. 트럭과 택시 운전사의 실직과 차 안에서 행동의 자유를 얻은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마케팅 등장 등에 대해 낱낱이 말한다. 미래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할 만한 책이다.

공병호 <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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