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25일 jtbc·중앙일보 주최 토론에서 “저는 동성애 좋아하지 않는다. 동성혼에 반대한다”고 발언한 데 대해 진보진영 내 갈등이 커지고 있다.
파문이 커지자 문 후보는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시 질문은 군대 내 동성애에 대해 물어본 것이고, 거기에 대해 찬성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동성애를)설령 좋아하지 않더라도 그 이유 때문에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해명했다.
문 후보는 차별금지법에 대해서도 “동성혼을 합법화하는 것처럼 비춰지면서 사회적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차별금지법을 만드는 데도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 문제”라고 했다. 문 후보는 이어 “민주당 대선후보이자 현실 정치인으로서의 입장이 있다”며 “그 간극에 대해선 널리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논란은 식지 않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 지지자들은 “문 후보의 성소수자 인권의식에 실망했다”며 “문재인은 호모포비아다”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반면 문 후보 측 지지자들은 “성소수자의 인권을 무시하자는 이야기가 아니지 않느냐”며 “동성애 합법화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추혜선 정의당 수석 대변인은 지난 26일 브리핑을 열고 “대선후보들의 성소수자 인권의식 실망스럽다”며 “동성애자 차별에는 반대하지만 동성혼 합법화에는 찬성하지 않는다는 문 후보의 발언은 모순이다”고 문 후보에 대한 비판에 가세했다.
문 후보는 성소수자와 진보진영내 공격이 잦아들지 않자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려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문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저의 생각이 성 소수자들의 기대에 못 미친다.하지만 이해를 구합니다”고 말했다.이어 “이제 이념의 산을 겨우 넘고 있습니다. 차별의 산도 넘어가야할 우리사회의 과제”라며 “그 산을 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고 양해를 구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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