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순종적인 남편
아내와 약속 어긴 적 없어
[ 박종필 기자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는 지난 2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적 태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적극 해명했다. 그는 “45년 전 대학 시절의 ‘돼지흥분제’ 이야기는 내가 한 일도 아니고, 친구가 한 일을 말리지 못한 것이 죄”라며 “12년 전 펴낸 참회록은 이를 잘못했다고 쓴 것”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가 언급한 참회록은 2005년 쓴 《나 돌아가고 싶다》라는 제목의 자전적 에세이다. 홍 후보는 여기서 ‘대학 시절 함께 하숙하던 친구가 좋아하던 여학생에게 최음제 성격의 돼지흥분제를 사용해 접근했다’고 적었다. 이 내용이 최근 공개되면서 홍 후보는 다른 당 후보들과 시민단체들로부터 사퇴 공세를 받았다.
그는 “책 발간 당시에 해명을 다 했기 때문에 기사화되지 않았다”며 “책에 수록된 나의 60가지 잘못에 대한 참회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정가에서는 심지어 마약을 해도 잘못을 뉘우치고 솔직하게 고백하면 유권자들로부터 용서받을 수 있다”며 “오히려 거짓말하는 정치인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홍 후보는 지난 18일 설거지 같은 집안일은 ‘여자가 하는 일’이라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그는 다음날 TV토론에서 사과했지만 한동안 ‘여성 비하 후보’라는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그는 “나도 젊었을 때는 애들 천기저귀도 빨고 가사노동을 다 했다”며 “지금은 아내가 먼저 부엌에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전업주부인 아내와 나의 역할 분담이 집안에서 다르다는 것을 설명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아내에게 순종적인 남편임을 강조했다. 그는 “집사람이 싫어하는 일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며 “아무리 일이 있어도 밤 11시 전에는 무조건 귀가하겠다는 약속, 다른 여자에게 한눈팔지 않겠다는 약속은 결혼 후 38년간 한 번도 어긴 적이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검사 시절 조직폭력배들에게 약점을 잡히지 않기 위해 술집에도 일절 가지 않았다”고도 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단독 인터뷰 전문
대구=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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