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피해 큰 고위험상품 금융당국이 판매중단 명령

입력 2017-04-27 20:13  

금융소비자보호법 주요 내용


[ 이태명 기자 ] 정부는 새로 제정하려는 금융소비자보호법에 판매제한 명령권을 담기로 했다. 소비자 피해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금융상품에 대해 금융당국이 강제적으로 판매금지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제도다. 2008년 환헤지 상품 키코(KIKO), 지난해 주가연계증권(ELS) 등 투자 위험이 큰 상품에 가입했다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재발하는 걸 막기 위한 조치다.

청약철회권도 신설된다. 소비자가 금융상품에 가입한 뒤 일정 기간 내에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 권리다. 은행 등 금융회사의 신용·담보대출은 계약체결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철회할 수 있다. 신용대출은 4000만원 이하, 담보대출은 2억원 이하 대출만 취소 가능하다. 철회권 행사 횟수는 동일 금융회사에 대해 연 2회, 금융권 전체에 대해 월 1회로 제한한다. 보험상품은 보험계약서 수령일로부터 15일 이내, 청약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철회할 수 있으며 펀드 등 투자상품은 가입계약일로부터 7일 이내에 취소할 수 있다.

위법계약 해지권도 새로 도입된다. 금융회사가 불법·불완전판매 등으로 행정처분을 받거나, 패소한 시점으로부터 5년 내에 소비자가 관련 금융상품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제도다. 금융소비자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금융상품을 파는 등 불완전판매를 하는 금융회사에 대한 징벌적 과징금 부과제도도 새로 생긴다. 정부는 해당 금융사가 불법·부당판매로 얻은 수익(수수료 수입 등)의 최대 50%까지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소비자와의 분쟁조정 과정에서 금융사가 함부로 소송을 제기하지 못하게 막는 ‘소송중지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2000만원 이하 소액 분쟁사건에 대해선 분쟁 조정 절차가 끝날 때까지 금융사의 소송 제기를 금지하는 ‘조정이탈금지제도’도 신설한다. 일부 금융사가 분쟁 조정에서 불리할 것으로 판단되면 법원에 소송을 내 시간을 끄는 행태를 막기 위해서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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