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물 난다고 무조건 코감기약 먹지 마세요

입력 2017-04-28 20:04  

전예진 기자의 토요약국


[ 전예진 기자 ] 며칠 전 콧물, 기침 때문에 구급약 상자에서 코감기약을 꺼냈습니다. 설명서를 읽다 보니 멈칫하게 되더군요. 콧물, 재채기는 맞는데 오한, 발열, 두통, 근육통 등 다른 증상은 해당되지 않았거든요. 열도 나지 않고 몸이 멀쩡한 걸 보면 감기는 아닌 것 같은데, 이런 종합 감기약을 먹어도 될지 궁금해졌습니다. 괜히 부작용만 생기는 건 아닐까 걱정도 들었고요. 이럴 땐 코감기약에 포함된 항히스타민제의 종류와 그외 성분을 살펴보고 판단하면 됩니다.

히스타민(histamin)은 염증, 알레르기 등 외부 자극에 방어하기 위해 비만세포가 분비하는 면역 물질입니다. 이 물질은 혈관을 확장시켜서 콧물, 코막힘, 두드러기, 가려움을 유발하는데요. 항히스타민제는 이 작용을 차단해 증상을 가라앉히는 역할을 해서 코감기약에 주로 쓰입니다.

항히스타민제는 혈액뇌장벽을 통과하는 1세대와 통과하지 못하는 2세대로 구분됩니다. 1세대는 어린아이에게도 처방할 수 있지만 약이 중추신경계에 도달해 졸음, 피로, 어지러움 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약을 먹은 뒤 운전이나 집중을 요하는 활동을 피해야 합니다. 1세대 항히스타민제 성분으로 대표적인 것이 클로르페니라민입니다. 항히스타민제 중에서 태아에 대한 안전성이 인정된 성분으로 임산부에게 제한적으로 처방되기도 합니다.

이 성분이 들어간 단일약은 유한양행의 ‘페니라민정’(오른쪽)이 있습니다. 클로르페니라민말레산염(3㎎)과 코막힘을 완화해주는 페닐레프린염산염(10㎎)이 주성분입니다. 두드러기, 가려움을 비롯해 알레르기 비염, 재채기, 콧물 등에 쓰입니다.

여기에 진통제나 비타민 등의 성분이 섞이면 몸살감기에도 효과를 나타냅니다. 복합제인 대웅제약의 ‘씨콜드 플러스 노즈’, 동아제약의 ‘판텍코캡슐’(왼쪽)에는 클로르페니라민말레산염 외에 두통 등의 진통효과가 있는 아세트아미노펜이 들어가 있습니다. 씨콜드 플러스 노즈에는 기침을 가라앉히는 구아이페네신과 비타민 B2, 비타민 C 등이 들었고 판텍코캡슐에는 페닐레프린염산염과 졸음을 예방하는 카페인무수물이 들어 있는 게 특징입니다.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입마름, 위장 장애 등의 부작용이 있습니다. 성인에게는 중추억제작용을 하지만 소아에게는 중추흥분작용을 일으켜 아이가 잠을 못 자기도 합니다. 뇌전증(간질) 환자는 경련을 일으킬 수 있어 복용 시 주의해야 합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도움말=약학정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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