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 인사부서는 CEO의 지원부서가 아니다

입력 2017-05-02 09:43   수정 2017-05-02 09:44

인사부서는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



CEO의 지원부서로 전락한 인사

“사람이 경쟁력이며 그 중심에 인사가 있다. 그래서 인사는 만사야” 30년 전, 입사 초년생 때 상사로부터 줄곧 듣던 말이다. 당시 인사부서의 회사에 대한 영향력은 매우 컸다. 현장 직원들이 인사부 사무실에 오면 조금은 주눅들어 있었다. 인사부서의 장은 재무와 기회부서의 장과 더불어 임원 승진 대상자의 1순위였다.

30년이 지난 지금, 많은 기업에서 인사부서는 CEO와 함께 회사의 미래와 전략을 논하는 자리에 없다. 사업의 방향과 전략, 회사의 재무현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누가 어떤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가에 대한 판단도 못한다. 어느 순간, 인사제도의 틀에 갇혀 인사행정담당 부서가 되어 버렸다. 사업가적 마인드를 갖춘 인사경영전문부서로 탈바꿈이 되지 않는다. CEO는 물론 사업본부장들도 인사부서와 조직과 인력에 대해 논의하기를 꺼려한다. 사업을 모르니 도움이 되지 않고, 무조건 안 된다는 말만 반복하기 때문이다. 전략부서는 고사하고 지원부서의 역할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다. 수 많은 CEO들은 인사부서를 어떻게 혁신시킬까 고민 중이다.

인사부서는 어떤 역할,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

‘마이다스 아이티’의 인사부서 명칭은 행복경영실이다. 이 회사 식당 주방장은 “식당은 위험요인이 많아 군기가 심한 편인데, 우리 식당은 군기를 잡는 사람이 없습니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군기를 대신합니다.” 사무실과 화장실 청소를 하시는 분이 “제가 이 일을 빨리 끝내면 직원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잖아요.” 라고 말한다. CEO의 인본경영을 일을 통해 가치창출이 되도록 내재화하며 실천하게 한다.

인사부서는 첫째, CEO의 전략적 파트너가 되어 보좌가 아닌 보완을 해주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사업의 특성과 Value Chain에 대해 꿰뚫고 있어야 한다. 인사담당자 1명이 1사업부를 담당하여 교량역할을 하며, 본부의 사업계획에 인사부서장이 참석하고, HR Session을 통해 조직, 인원, 인건비, 제도의 운영 전반을 협의해야 한다.

둘째, 변화를 선도하고 주도하는 변화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최소한 3년을 내다보며, 사업구조가 어떻게 되며, 핵심역량이 무엇이며, 어떻게 조직과 구성원의 역량을 키울 것인가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 사업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에 현장 부서장보다 더 민감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이 온다면 회사가 어떻게 인사적 대응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조직, 사람, 제도, 문화의 측면에서 방향과 대안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셋째, 현업 조직과 구성원으로부터 사랑 받는 인사부서가 되어야 한다. 우리를 감시하고 통제하며 관리하는 부서가 아닌 우리와 함께 우리의 문제를 논의하며, 도와주고 성장하게 하는 근무하고 싶은 부서로 인식되어야 한다. 제도의 설계도 중요하지만, 처음부터 취지를 설명하고, 제도 실행의 문제점을 점검하여 현장에 도움이 되는 제도를 수립하고, 현장 조직장에 의해 제대로 운영되도록 도와주는 부서가 되어야 한다. 회사 전체를 생각하며 길고 멀리 보면서 1등 조직과 인재를 키우는 부서가 되어야 한다.

먼저, 인사부서 구성원의 역량이 강화되어야 한다.

“제가 여기 근무하면 할수록 성장하기는커녕 정체되어 가는 것 같아요. 현장에서 어렵게 부서를 찾은 분들에게 규정을 앞세워 안 된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제가 싫습니다. 뭔가 도움이 되기 위해 방법을 찾고 조언을 구하면, 하던 대로 하라고 말합니다. 상사와 선배님들은 다들 좋은 학교를 졸업했고 많은 자격을 갖추고 있는데, 전략은 없고 해왔던 실행만 합니다.

새로운 개선은 없고 때가 되면 채용하고 평가하며 승진하는 일을 반복합니다. 숨이 막히고 제가 여기 있어야 할 이유를 못 찾겠습니다.” 어느 신입인사담당자의 사직이유이다. A그룹의 인재개발원장은 “저는 교육학과를 졸업한 신입사원을 인재개발원에 뽑지 않습니다. 이들은 교수모델의 틀에 갇히어 신속한 대응과 핵심을 보지 못합니다.”라고 강조한다.

인사담당자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첫째, 다양한 업무를 직간접 경험하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6개월의 핵심 부서 파견, 사업본부 담당, 사업부서 선임팀장/ 팀원 간담회, 경영현황 설명회 또는 간담회 등에 적극 참석하고 사업을 익히게 해야 한다. 책상에서 제도를 수립하는 인사담당자가 아닌 현장을 잘 아는 인사담당자가 되도록 해야 한다.

둘째, 매년 도전과 개선과제를 부여하여 스스로 주도적으로 일을 통한 성장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조직장은 과제 부여 후 방치하지 말고, 주 1회 정도는 지도 또는 코칭을 해줘야 한다.

셋째, 인사담당자의 시야를 높고 넓게 해줘야 한다. 회사 내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도록, 사내외 전문가와의 미팅 기회를 마련하고, 최소한 주 1권의 경영/ 심리/ 인문학 서적을 읽고 시사점을 정리하게 하고, HR학습조직을 만들어 함께 토론하도록 해야 한다.

넷째, 포도나무 밑에서 포도가 떨어지도록 기다리는 사람이 아닌 적극적으로 포도를 따 먹을 수 있도록 적극적이며 긍정의 품성과 사업가적 마인드를 심어줘야 한다.

인사부서와 인사 담당자 한 사람이 뛰어나다고 해서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없다. 그러나, 미래를 내다보고 인재를 키우고 또 후배들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주어, 임직원들이 이곳에 근무하는 것이 자랑스럽고, 후배와 자식들이 입사하기를 희망하는 회사가 되도록, 인사부서는 일의 의미를 부여하고 자부심을 갖고 일해야 한다.

< 한솔교육 홍석환 인사자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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