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IT업체와 손잡은 할리데이비슨

입력 2017-05-03 17:44  

유하늘 IT과학부 기자 skyu@hankyung.com


[ 유하늘 기자 ] 지난달 말 독일에서 열린 세계 최대 산업박람회 ‘하노버메세’는 개막 첫날부터 세계에서 몰려온 제조업·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로 넘쳤다. 기업들이 별도로 마련한 미팅룸뿐 아니라 각 전시관과 휴식 공간, 이동 통로에서도 열띤 토론과 상담이 오갔다.

박람회장 동쪽에 있는 스마트공장 전시장에서는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 바람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가장 인상에 남은 사례는 114년 전통의 세계 최대 오토바이 제조업체 할리데이비슨과 글로벌 기업용 소프트웨어(SW) 업체 SAP의 협업이었다. 할리데이비슨은 강(强)달러와 내수 부진 등의 영향으로 2015년부터 실적 부진에 시달리자 체질 개선에 나섰다. SAP의 산업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고객의 요구사항을 직접 듣고 공정을 바꿀 수 있는 맞춤형 생산체제를 갖췄다. 현장에서 만난 닐스 헤르츠베르크 SAP 사물인터넷전략부문 수석부사장은 “할리는 해당 시스템 도입 이후 기존에는 42개 공장에서 나눠 하던 작업을 1개 공장에서 할 수 있게 됐다”며 “빠르게 변하는 사람들의 소비 패턴을 포착하고 즉시 공정에 반영하는 게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글로벌 IT기업들도 로봇업체 등과 손잡고 협업 사례를 전시했다. 반면 스마트공장 전시장에서 국내 제조업체와 IT업체 모습을 보긴 어려웠다. 제조업체인 LS산전이 에너지 분야에 참가해 스마트그리드와 스마트공장 관련 서비스를 소개했을 뿐이다.

국내 중소기업들은 비용 문제 등으로 스마트공장에 무관심한 분위기다.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가운데 85%가 “스마트공장에 관심이 없다”고 답했을 정도다. 국내 대형 SW업체도 그룹사 물량에 안주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스마트공장과 관련한 경험과 기술이 축적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요즘 소비자들은 같은 제품에 쉽게 싫증을 낸다.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빠르게 대응해야한다. 헤르츠베르크 부사장은 “앞으로는 디지털 전환을 통해 빠르고 유연하게 소비 패턴 변화에 대응하는 업체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제조업체도 귀담아들어야 할 조언이다.

유하늘 IT과학부 기자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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