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건전성 '빨간불' 켜진 토종 생보사들

입력 2017-05-03 19:03   수정 2017-05-04 05:02

금감원 보험사 리스크 평가
KDB·흥국 최하점수 받아
외국계 보험사는 '우수'



[ 이지훈 기자 ] 금융당국이 23개 생명보험사의 리스크 관리 실태를 점검한 결과 라이나생명, ING생명 등 외국계 보험사가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반면 국내 보험사들은 대체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생보사를 대상으로 한 ‘경영실태평가(RAAS)’ 결과 라이나생명과 ING생명이 가장 높은 종합등급(2+)을 받았다.

RAAS는 보험사의 리스크 규모·관리능력을 계량화해 종합 평가하는 제도다. 보험, 금리, 자본적정성 등 6개 항목별로 1~5등급으로 평가한 뒤 이를 합산해 종합등급(15등급)을 매긴다. 종합등급은 ‘1+’가 가장 높고 ‘5-’가 가장 낮다.

ING생명은 보험(1등급), 투자(2등급), 유동성(2등급), 자본적정성(1등급)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라이나생명도 자본적정성, 수익성 항목에서 1등급을 받았다. 푸르덴셜·카디프 등 다른 외국계 보험사도 우수 평가를 얻었다. 반면 KDB·흥국·알리안츠·하나생명 등은 훨씬 낮은 평가(종합등급 3o)를 받았다.

보험업계에선 IFRS17 도입에 맞춰 금융당국이 다음달부터 새 지급여력(RBC)비율 제도를 시행하면 외국계 보험사와 토종 생보사 간 건전성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새 제도는 부채 듀레이션(잔존만기 가중평균) 산출 때 기존 공시기준이율이 아니라 시장금리를 사용하고, 현행 최장 20년까지 인정하는 부채 듀레이션을 최장 30년까지 연장하는 게 핵심이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장기 자산 투자비중이 높은 외국계 보험사의 건전성이 크게 개선된다.

보험업계에선 새 제도가 도입되면 메트라이프생명, 푸르덴셜생명 등의 RBC비율이 500%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ING생명도 RBC비율이 400% 후반까지 오를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한화·교보생명의 RBC비율은 100% 밑으로 떨어지고, 삼성생명은 190%가량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RBC비율이 100% 이하로 하락하면 감독당국의 시정조치 대상이 된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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