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좋든 나쁘든, 세상을 바꾸는 건 분노

입력 2017-05-04 23:04  

분노는 세상을 어떻게 지배했는가

페터 슬로터다이크 지음 / 이덕임 옮김 / 이야기가 있는 집 / 424쪽│1만4800원



[ 심성미 기자 ] ‘분노를 노래하소서, 여신이여!’ 호머의 대서사시 《일리아드》의 첫머리다. 일리아드의 거대한 서사는 분노에서 시작한다.

‘철학계의 악동’으로 불리는 독일 철학자 페터 슬로터다이크는 “분노가 역사를 움직이는 가장 큰 동력”이라고 말한다. 발전과 변화의 중심에 분노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분노는 세상을 어떻게 지배했는가》에서 ‘분노’라는 키워드로 세계사의 변천을 조망한다.

저자에 따르면 분노는 거대한 이데올로기를 변모시킨 주체다.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한 프랑스 대혁명의 원천은 시민의 걷잡을 수 없는 분노였다. 2015년 이슬람국가(IS)가 자행한 사상 최악의 프랑스 폭탄 테러 사건에는 분노라는 씨앗이 숨겨져 있다. 유대교와 기독교, 20세기 전체주의는 분노를 효과적으로 조직해 활용했다. 저자는 “현실적으로 정치를 잘한다는 것은 정치인이 자신의 이해에 맞게 분노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이용하느냐의 문제와 결부돼 있다”며 “모든 역사는 분노에 의한 투쟁의 역사”라고 주장한다.

그는 “분노의 본질을 깨닫고 진정으로 분노하는 법을 배우라”고 조언한다. 민족주의 등 이데올로기나 종교에 치우쳐 분노를 표출하는 대신 역사가 올바른 방향으로 흐를 수 있도록 분노하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지금 분노가 어떻게 표출되고 있으며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탄핵 정국을 거쳐 장미 대선을 앞둔 한국 사회에도 유효한 질문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기업의 환율관리 필수 아이템! 실시간 환율/금융서비스 한경Money
[ 무료 카카오톡 주식방 ] 신청자수 28만명 돌파 < 업계 최대 카톡방 > -> 카톡방 입장하기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