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장미대선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대선 후보들의 '안보관'이다. 북한의 핵 실험 및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의 위기론이 고조되고 있어서다. 사드 기습 배치, 트럼프 정부의 대북 압박 수위 강화 등이 더해지면서 국방안보 정책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안보의 중요성에 비해 후보들의 정책은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리면서도 국방예산 증대 가능성이 높아 방산주의 매력은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 대선 후보들 '국방예산 증액' 한 목소리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요 대선 후보들의 안보공약을 살펴보면 내용이 풍부하진 않은 듯 하다"면서도 "후보들이 공통적으로 국방 예산을 늘리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안철수, 유승민 등 주요 대선 후보들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예산 비중을 3~3.5%(현재 2.4%)까지 올린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 연구원은 "GDP대비 비중 달성 시점을 2022년으로 가정할 때 예산증가율은 최소 5.5% 이상이 된다"며 "현재 국방부가 세운 중기계획보다 증가율이 빨라진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국방예산 비중을 3%로 늘린다는 문재인, 안철수 후보의 예산증가율은 7.7%(연평균 GDP증가율 3% 가정)일 것으로 분석됐다. 3.5%를 제시한 유승민 후보는 11.1%의 예산증가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게 이 연구원의 판단이다.
그는 "대선공약이 제대로 실행만 된다면 차기 정부의 국방예산 증가율은 박근혜 전 정부(연평균 4%) 대비 상당히 높아진다"며 "방산주의 성장 모멘텀이 부각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강록 교보증권 연구원도 국방예산을 증액할 경우 방산시장이 커지고 국내 방산업체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 한화테크윈' 주목
전문가들은 "수혜가 일부 종목에 그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대표 방산주인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 한화테크윈부터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보들 대부분 국방력 강화를 강조하는 만큼 국내 방산업체의 수주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재원 연구원은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 한화테크윈은 최근의 주가 상승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22~23배까지 올라간 상황"이라며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적어도 대선 기간중에는 탄력적인 주가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후보들이 국방예산 확대 외에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공약은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킬체인(선제타격·Kill Chain) 등을 조기 도입해 북핵 문제를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KAMD, 킬체인 조기 전력화 계획의 최대 수혜 종목으로 LIG넥스원을 꼽았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IG넥스원은 KAMD 관련 정밀타격(PGM), 감시정찰(ISR), 지휘통제·통신(C4I)의 다양한 체계들을 유기적으로 통합할 수 있다"고 꼽은 배경을 설명했다.
이지윤 대신증권 연구원도 "유도무기 개발 및 양산 프로젝트가 조기화되면서 LIG넥스원의 수혜가 가장 클 것"이라며 "LIG넥스원이 진행하고 있는 천궁 업그레이드, 현무, 장거리지대공무기(L-SAM) 개발 및 양산이 가속화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항공우주는 LIG넥스원과 함께 첨단무기 도입, 신무기 개발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K9 자주포 수출 확대, 재무구조 개선이 뒷받침 될 한화테크윈도 긍정적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 글로벌 방위산업 시장 확대…안정적 실적 성장 기대
방산주의 장밋빛 전망이 후보들의 공약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왔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방산 시장 규모가 확대되면서 방산기업들의 안정적 성장이 기대되서다.
최근 트럼프 정부는 국방예산을 증액하고 있으며,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들도 방위산업에 대한투자를 늘리고 있어 글로벌 방위산업 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방위산업 시장규모는 지난해 약 3120억 달러에서 2019년에는 약 3380억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 글로벌 10대 방산기업의 매출액은 지난해부터 증가세를 찾았으며, 글로벌 100대 방산기업에 속하는 국내 기업도 경쟁력을 높이면서 안정적 실적 성장세를 시현할 것으로 봤다.
문 연구원은 "그동안 방위산업을 바라보는 투자시각은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될 경우만 관심이 형성되는 패턴이었다"며 "앞으로는 시장 확대와 함께 4차 산업혁명을 통한 방산기업들의 비즈니스 영역 확대, 안정적 실적 성장이 방위산업의 투자매력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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