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푸조 3008 SUV'에 내장돼 출시…"협업 확대 예정"
"이건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닙니다. 보시다시피 완제품도 나왔습니다. 이달에 나오는 신차에는 아예 내장이 되서 출시된다니까요."
손가락 보다도 짧은 자동차에 꽂는 시가잭을 들어보이며 신성철 오윈 대표는 '현실'을 강조했다. 자율주행차로 대변되며 '꿈'만 같았던 커넥티드 카 시장이 '결제'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이른바 커넥티드 카 커머스(Connected Car Commerce)를 통해서다.
국내에서 가장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업체는 오윈이다. 2015년 세워진 오윈은 PC, 모바일 게임 회사를 창업했던 신 대표와 제일기획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담당했던 정도균 이사가 의기투합해 만든 회사다. 둘은 저녁을 먹다가 '차마다 각각 아이디를 달아보면 어떨까?'라는 막연한 아이디어에서 창업을 결심했고 이제 막 꽃을 피우려는 단계에 있다.
"쉽게 말해 자동차가 곧 결제수단이 되는 겁니다. 자동차와 금융 그리고 온오프라인 상거래를 연결하게 되는 거죠. 커넥티드 카는 자동차와 모든 것이 연결된다는 의미잖아요. 저희는 결제를 연결했다고 보면 됩니다."
신 대표가 얘기하는 코 앞에 있는 현실은 이런 것이다. 햄버거 세트를 집에서 주문한다. 양상추는 빼고 콜라에 얼음은 조금, 토마토 케첩은 하나 더 챙긴다. 찾는 시간은 30분 뒤. 집에서 5분 거리인 드라이브스루(DT) 매장에서 주문한 세트를 가져온다. 결제는 따로 할 필요가 없다. 자동차마다 디지털아이디가 부여됐기 때문에 자동으로 결제가 된다.
자동차에서 주문하고 찾아오는 DT 매장은 편리하지만, 대신 주문이 부정확하거나 그 자리에서 결제를 해야 했다. 때에 따라서는 쿠폰이나 할인카드를 찾다보면 시간이 더 걸리기도 한다. 앞 차량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뜻하지 않게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단점도 있었다.
하지만 자동차에 주문결제 시스템이 내장됐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까다로운 주문도 가능한데다 주문을 잘못할 염려도 없고 찾아만 오면 된다는 얘기다.
"커피나 햄버거와 같은 음식을 모바일로 사전에 주문하고 자동차에서 내릴 필요 없이 편리하게 픽업할 수 있습니다. 진정한 드라이브스루가 되는 셈입니다. 마켓에서 필요한 물건을 간편하게 픽업하게 되니 자동차에서의 다양한 상거래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신 대표의 설명처럼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산업의 결합이라고 불리는 커넥티드카 시대는 성큼 다가왔다. 시장조사기관인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2020년까지 전 세계 약 2억2000만대 이상의 차량이 네트워크 연결을 통해 커넥티드 카로 바뀔 것이 예상된다. 커넥디트 카 관련 시장만 3000조원에 달하고, 자동차 대시보드를 통해 이뤄지는 서비스는 약 152조원에 이른다는 전망이다.
오윈의 기술은 상용화가 임박했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실제 GS칼텍스, 신한카드,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자동 결제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할 계획이다. 한불모터스와는 일찌감치 손을 잡았다. 새로 나올 '뉴 푸조 3008 SUV'에 이 시스템이 내장됐다. 운전자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화면상에서 상품을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다.
GS칼텍스와 협업을 시작한 만큼 주유소에서도 서비스를 구현할 방침이다. 신 대표는 "셀프 주유소가 많이 있지만 유종선택, 보너스 카드 선택, 결제 방법 등을 선택해야 했죠. 이제는 그 마저도 필요없게 됐다는 얘깁니다"라고 설명했다.
자동차가 주유소로 진입해 특정 주유기 앞에 정차하게 되면, 주유기는 차량의 ID를 감지한다. 차량정보, 유종 등의 정보를 공유해 유종을 선택하거나 할인혜택을 위해 보너스 카드를 준비하는 등을 할 필요가 없다. 주유가 끝나면 신용카드로 따로 결제할 필요없이 주유소를 빠져나가기만 하면 된다. 향후 인공지능(AI)이 더해지면 평소 생활 패턴에 따라 자동으로 주유량이 추천되거나 단골 주유소에서의 서비스 쿠폰, 마일리지 등도 적립될 예정이다.
"자동차마다 이름이 있는 거나 마찬가지다보니 '스마트 주차 서비스'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차량의 입출차 시장은 자동으로 감지하고 모바일에서 결제가 연동되는 거죠. 쉽게 말해 '주차도 하이패스처럼'이 가능합니다."
물론 시장의 벽은 높다. 현재는 시가잭 형태로 시장을 늘릴 계획이지만, 결국에는 자동차의 전장으로 설치되어야만 한다. 하지만 자동차 브랜드별로 표준이 다르 게 발전될 가능성이 있다. 자동차 회사와 금융, 정유사 등의 업종이 워낙 이질감이 있다보니 융합이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그야말로 업종을 아우르는 협업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는 "시장의 대기업들이 기존 시장을 잠식하지 않고 새로운 시장을 만든다는 각오로 손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고객들의 빅데이터가 모이면 또다른 서비스가 개발될 수도 있구요.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모델이 확립된다면 세계 어디서든 통하는 모델이 되리라고 확신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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