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30분 만에 급속충전하는 기술 개발
2018년 동탄에 무선충전설비 공장 설립
[ 이우상 기자 ]
현대자동차가 내놓은 전기차 ‘아이오닉’의 앞머리 아래로 바둑판 크기 철판이 오도록 주차를 마치자 자동으로 충전이 시작됐다. 운전자가 차문을 열고 나와 따로 전기코드를 연결할 필요가 없었다. 완전충전까지 4시간 정도가 걸린다.
중소기업 그린파워가 지난 3월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모터쇼’에서 공개한 전기자동차용 무선충전 시스템이다. 스마트폰을 무선충전패드 위에 올려놓듯 전기차를 지정된 주차 장소에 주차하면 자동으로 충전된다. 조정구 그린파워 대표는 “2020년 5000억원 규모에서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 전기차 무선충전 시장에서 퀄컴, 와이트리시티 등 글로벌 기업과 경쟁해 시장 점유율 20%를 가져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50㎾ 급속충전기술 개발
그린파워는 한국전기연구원에서 무선전력전송기술을 연구하던 조 대표가 1998년 설립했다. 반도체 및 LCD(액정표시장치) 공장의 자동화설비에 필요한 무선전력전송장치를 만든다.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설비가 무선 대신 전선으로 연결되면 설계가 복잡해진다. 이뿐만 아니라 전선이 반복해 움직이면 생산품에 치명적인 먼지가 발생한다. 무선전력전송기술이 필요한 이유다. 무선전력전송장치는 그린파워의 전체 매출 중 90%를 차지하는 주력 제품이다. 그린파워는 지난해 매출 512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200억원은 일본, 대만, 중국 등에 수출해 올렸다.
그린파워는 2009년 전기차를 무선으로 충전하는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KAIST를 누비는 무선전력충전(OLEV) 버스의 핵심기술도 그린파워가 개발했다. 그린파워는 시간당 6.6㎾(킬로와트)의 전력을 충전하는 기술 개발을 지난해 마쳤다. 현재 급속충전이라고 할 수 있는 50㎾급 충전 기술도 개발 중이다. 30분이면 전기차 충전이 끝난다. 내년 하반기 기술 개발을 마칠 예정이다. 1㎿급 경전철용 기술도 연구 중이다. 무선충전을 위해선 차량 아래 유도전류가 흐를 수 있는 코일을 부착해야 한다. 그린파워는 전기차 아이오닉에 기본적으로 탑재될 수 있도록 현대자동차와 협의 중이다. 조 대표는 “코일만 부착하면 아이오닉 외에 쉐보레 볼트, BMW i3 등 전기차도 무선충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자율주행차가 스스로 무선충전
전기차용 국제표준은 거의 완성 단계에 와 있다. 내년 상반기 완성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조 대표는 “그린파워도 국제표준과 로드맵을 따르고 있어 전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그린파워는 지방자치단체와 시청 도청 등 업무용 차량 위주로 먼저 무선충전설비 인프라를 공급할 예정이다. 조 대표는 “움직임이 불편한 장애인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며 “곧 다가올 자율주행차 시대에는 전기차가 스스로 무선충전기를 이용해 충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린파워는 무선충전설비 제조를 위해 동탄에 8000㎡ 규모의 부지를 마련했다. 2018년 하반기 완공 예정이다. 조 대표는 “신사업이 안정궤도에 접어드는 대로 상장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화성=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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