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로 얼룩진 대선
문재인 아들·안철수 부인 특혜채용 의혹
민주-국민의당, 시종일관 격돌
상대측 고발…법적 다툼 비화
[ 유승호 기자 ] 대통령선거가 마지막까지 네거티브 공방으로 얼룩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후 두 달 만에 치러진 탓에 이번 대선은 장기간 준비가 필요한 정책 대결보다 단기간에 상대 후보를 흠집 내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네거티브 공방이 됐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평가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캠프는 8일 상대 발언을 ‘막말’로 규정하며 거친 공방을 벌였다.
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윤관석 공보단장은 홍 후보가 유세 도중 장인을 ‘영감탱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 “26년간 용돈 한 번 주지 않고 집에 발을 들이지 못하게 했다는데 장인을 푸대접하는 사람이 어르신을 잘 모실 수 있나”라고 말했다.
홍 후보 측은 문 후보 측의 ‘부산·경남(PK) 패륜 발언’을 재차 비난했다. 정우택 상임선대위원장은 “문 후보 측이 초조한 나머지 국민을 적폐세력으로 규정하는 망언을 쏟아냈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 선대위의 문용식 가짜뉴스대책단장은 지난 6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 시각 PK 바닥 민심입니다. 패륜집단의 결집이 무서울 정도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가 논란이 일자 사퇴했다.
홍 후보는 또 이날 대구 유세에서 “문 후보는 물어보면 쩔쩔맨다고 해서 문쩔쩔이라고 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안초딩,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유배신,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심배배”라며 인신공격성 발언을 쏟아냈다.
각 캠프는 선거전 초반부터 네거티브에 집중했다. 홍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문 후보 아들 준용씨의 한국고용정보원 취업 특혜 의혹을 집중 공격했다. 그러자 문 후보 측은 안 후보 부인 김미경 씨의 서울대 교수 특혜 채용 의혹과 안 후보 보좌진에 대한 ‘갑질’ 의혹으로 맞섰다.
홍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인신공격에 가까운 신경전을 벌였다. 홍 후보는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을 탈당한 유 후보에 대해 “TK(대구·경북) 정서는 살인범은 용서해도 배신자는 용서하지 않는다”고까지 했다. 이에 유 후보는 홍 후보가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재판 중인 사실을 거론하며 “무자격 후보”라고 반격했다.
홍 후보는 안 후보를 향해 “대통령이 되면 박지원 대표가 상왕 역할을 할 것”이라고 공격했다. 안 후보 등은 “성범죄 공모자(홍 후보)는 후보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협공했다.
네거티브 공방은 법적 다툼으로 이어졌다. 문 후보 측은 지난 6일 아들 준용씨의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친구로 추정되는 인물의 녹취록을 공개한 김성호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 부단장 등 3명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및 비방 혐의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한국당은 ‘PK 패륜 발언’을 한 문 전 단장을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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