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대선] 문재인·홍준표, 광화문·대한문 '맞불 유세' 대결…안철수는 끝까지 '뚜벅이'

입력 2017-05-08 17:34   수정 2017-05-09 05:36

마지막 유세…막내린 선거전

문재인, 부산·대구 거쳐 서울로
"득표율 높아야 힘이 커진다…압도적 표차로 정권교체 해달라"

홍준표, 전국 7곳'총력 유세'
"야당 의원들과 국정 논의하고 기자들과 프리토킹하겠다"

충청서 유세 마친 안철수
"경제 살리는 게 정치 이유…안희정·반기문 기용하겠다"



[ 박종필 / 김기만 / 배정철 기자 ] 법정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8일 대선후보들은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이끌기 위해 온 힘을 쏟았다. 저녁 퇴근길 유동인구가 많은 광장과 거리를 골라 마지막 유세전을 펼치는 것으로 22일간의 선거운동을 마무리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부산과 대구에서 격돌한 후 서울 광화문과 대한문 앞에서 다시 유세 대결을 펼쳤다. 문 후보는 촛불민심의 상징인 광화문 광장에서, 홍 후보는 그의 선거 슬로건 ‘홍대(홍준표 대통령)로 가자’에 맞춰 서울 홍익대 거리에서 마지막 인사를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정보기술(IT) 분야 창업자 출신답게 과학기술의 도시 대전에서 유세 마침표를 찍었다.

◆문재인 “국정농단 세력 제압할 힘 달라”

문 후보는 이날 부산을 시작으로 대구, 충북 청주를 거쳐 서울로 이동하는 ‘경부선 역귀성’ 유세를 벌였다. 마지막 유세가 벌어진 광화문광장은 문 후보와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풍선으로 뒤덮였다. 광화문광장에 몰린 시민들은 문 후보가 등장하자 “문재인”을 연호했다.

문 후보는 “이번 대선은 1700만 촛불 시민이 만들어 낸 촛불 대선”이라며 “그냥 정권교체로는 안 된다. 압도적인 표차의 정권교체로 국정농단 세력을 제압할 힘을 문재인에게 달라”고 호소했다.

문 후보는 세월호 사건을 언급하며 “정권교체를 해야 세월호 7시간의 진실을 밝힐 수 있다”며 “국민의 힘으로 국회에 기록 공개를 요구하겠다. 끝까지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또 국내 대기업을 겨냥해 “수백조원의 사내유보금을 곳간에 쌓아놓고 동네 빵집, 문구점 등 골목상권까지 장악하려는 재벌 대기업은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앞서 대구 유세에서도 한국당을 비판하며 “보수가 점령해 온 대구·경북 30년, 어떻게 됐느냐”며 “무려 20년간 경제 꼴찌다. 대구 경제 되살려야 하지 않겠나”라고 호소했다.

◆홍준표 “법인세 인하·고용 유연성 확대”

홍 후보는 부산역에서 시작해 대구, 대전을 거쳐 충남 천안터미널에서 유세를 펼쳤다. 저녁에는 서울 중구 대한문, 강남역, 홍익대 앞 등 퇴근길 인파가 많은 장소를 골라 집중 유세를 펼쳤다. 총 일곱 곳의 일정을 소화하는 강행군이었다.

홍 후보는 보수층 대결집 차원에서 유세 슬로건을 ‘위대한 국민, 위대한 대한민국’이라고 명명했다. 그는 대한문 유세에서 “내일(9일) 투표는 나라를 친북 좌파에 줄 것이냐, 자유한국 세력에 줄 것이냐의 전쟁”이라며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강력한 안보 대통령이 되겠다. 우리가 반드시 이긴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이 되면 미국처럼 야당 의원들과도 국정을 논의하겠다”며 “국민을 대표하는 기자들과도 프리토킹(자유롭게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또 “한국은 떼법이 지배하는 사회가 됐다. 광화문 시위는 폴리스라인(경찰 통제선)을 철저히 지키고 넘어오면 용서하지 않겠다”며 “새로 선출된 프랑스 대통령처럼 법인세를 인하하고 기업의 고용유연성을 확대하는 정책을 펴겠다”고 했다.

◆안철수 “전국에서 인재 찾아 쓰겠다”

안 후보는 충남 천안과 충북 청주를 차례로 방문한 뒤 대전 으능정이거리에서 마지막 유세를 끝으로 4박5일간의 ‘뚜벅이 유세’를 마쳤다.

안 후보는 2만여명(국민의당 추산)이 운집한 대전 유세에서 “능력 있는 모든 인재를 전국에서 찾아 쓰겠다”며 “안희정 충남지사의 통합정신을 개혁공동정부에서 실현하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외교적 능력이 국가를 위해 발휘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안 후보가 유세 마침표를 대전에서 찍은 이유는 동서 지역의 통합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미래 대통령’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그는 “대전과 충청은 KAIST 교수로 청춘콘서트를 시작한 곳”이라며 “그래서 이곳은 제게 초심”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앞서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기자회견에서 “뚜벅이 유세를 제2의 안풍(安風)이라고 생각한다”며 “정치가 국민의 삶과 너무 동떨어져 있었다는 것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안 후보는 5일간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6만보 이상 걸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서울 홍익대 인근 카페에서 페이스북을 통한 온라인 생방송에 출연하는 것으로 선거운동을 마쳤다.

박종필/김기만/부산=배정철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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