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련된 인력·노하우 확보 기회
지난달 실사 완료…가격 협상
[ 박재원 기자 ] 현대글로비스가 과거 한진해운의 선박관리 회사로 알려진 유수에스엠 인수에 나섰다. 오랜 기간 쌓은 관리 노하우를 흡수해 50척에 가까운 대규모 선대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수익성이 좋은 선박관리사업도 확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유수홀딩스 계열사인 유수에스엠 지분 70%를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달 중순 이후 2주일간 인수를 위한 실사 작업을 마친 상태다. 인수금액은 100억원을 밑돌 것으로 알려졌다.
유수에스엠은 전 한진해운 회장이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제수인 최은영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유수홀딩스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운항을 앞둔 선박의 안전상태를 점검하면서 우수 선원을 양성 및 교육하는 일이 주된 업무다. 그동안 한진해운에서 꾸준한 물량을 수주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내왔다. 2006년 한진에스엠이라는 별도 법인 설립 당시 23척이었던 관리 선박은 10년 새 네 배 가까이 늘었다. 사업 안정기에 접어든 2013년부터는 매년 3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현대글로비스, 에이치라인해운 등 추가 고객사도 확보했다.
하지만 높은 한진해운 의존도가 발목을 잡았다. 관리하던 80여척의 선박 중 60여척이 한진해운 선박이다. 지난해 ‘한진해운 사태’를 겪으며 10억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올 들어 한진해운이 파산하면서 일감은 더욱 급감했다. 지난해 말에는 직원 160여명 중 40여명을 희망퇴직 형식으로 정리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유수에스엠이 선박관리 분야에서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해운업계에서 최고로 숙련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유수에스엠 인력을 받아들일 경우 현재 외부에 맡기고 있는 선박관리 업무를 단시일 내 내부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가 선박관리회사를 직접 거느리게 되면 외주를 줄 때보다 수익력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현대글로비스는 자동차선 29척, 벌크선 18척 등 총 47척을 유수에스엠 등 3곳의 외주 관리업체에 맡기고 있다.
매각 측인 최 회장의 심적 부담도 덜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라는 ‘든든한 우산 속’에 들어가는 만큼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글로비스가 유수에스엠 인수를 앞세워 선박관리 사업을 본격화할 경우 관련 업계 판도가 바뀔 가능성도 높다는 관측이다. 앞서 현대상선의 선박 관리 자회사 현대해양서비스도 그리스 업체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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