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통령 문재인] 조직 다진 노영민, 선거전략 주도한 전병헌, 인재 영입은 최재성

입력 2017-05-10 00:54  

당선 일등공신들

연설문은 시인 출신 신동호
'노무현 정부 비서관' 양정철·김경수
'문재인의 복심'으로 그림자 지원



[ 은정진 기자 ]
친문(친문재인)과 비문(비문재인)을 가리지 않고 조화를 이루며 문재인 대통령 당선을 도운 통합 선거대책위원회 인사 가운데 숨은 일등공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선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비서실장을 지낸 노영민 전 의원이 꼽힌다. 노 전 의원은 경선 캠프와 본선 선대위에서 모두 조직본부장을 맡으며 결선 없는 경선 승리에 이어 대선 승리까지 이뤄냈다. 조직본부장은 각 지역 권리당원과 일반당원이 선거운동에 열심히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조직을 모으는 중책이다. 조직특보단장을 맡은 원내 친문 핵심 인사인 전해철 의원과도 발을 맞췄다.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전·현직 의원 모임 ‘달개비’의 좌장이기도 한 노 전 의원은 차기 청와대 비서실장 1순위 후보로 거명되기도 했다.

전병헌 전 의원은 ‘매머드급’ 캠프가 좌충우돌하지 않고 굴러갈 수 있도록 전략을 짜는 전략본부장을 맡았다. 그는 당내 대선후보 경선이 시작되기 전 서울 여의도에 개인 사무실을 차리고 캠프에 일찍이 참여해 문 대통령의 경선 전략을 주도했다.

최재성 전 의원은 지난 2년여간 문 대통령의 ‘막후 헤드헌터’로 활약했다. 인재 영입은 주로 최 전 의원이 전담했다. 지난해 총선 당시 당내 외부 영입 인사 대부분을 최 전 의원이 주도했다. 대선 경선 국면에선 유웅환 전 인텔 수석매니저, 귀화 일본인 교수인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양학부 교수, 박근혜 전 대통령 경제교사였고 이번 대선에서 문 대통령의 경제 철학인 ‘제이(J)노믹스’를 설계한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 등 영입에 관여했다.

시인 출신인 신동호 비서실 메시지 팀장도 숨은 공신으로 손꼽힌다. 문 대통령 당선의 핵심 요소인 대국민 메시지 및 연설문을 담당했다. 2012년 대선과 2015년 2·8전당대회에서 문 대통령 메시지를 주도하고 박원순 서울시장, 고(故) 김근태 의장의 메시지 담당자까지 영입해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다듬었다. 여기에 문 대통령이 메시지본부장으로 영입에 공을 들인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도 선대위 미디어본부 부본부장으로 돌아와 신 팀장에게 힘을 보탰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홍보기획비서관을 지낸 양정철 비서실 부실장도 드러나지 않은 주역 중 하나다. 문 대통령의 ‘3철’ 중 한 명으로 꼽혀온 양 부실장은 문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통한다. 사석에서 문 대통령은 그를 ‘양비(양 비서관)’라고 부르며 모든 일을 상의하고 있다고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알려진 김경수 의원도 경선 캠프 시절부터 문 대통령의 입 역할을 자처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그는 이번 본선에선 직접 앞에 나서는 대신 문 대통령 유세 현장을 그림자처럼 수행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이정현’이 있다면 문 대통령에겐 ‘김경수’가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대언론 응대는 비문계로 캠프 공동공보단장을 맡은 박광온·윤관석 의원이 수훈갑으로 꼽힌다. 문 대통령 아들 취업 의혹과 북한 주적 발언 등 상대 후보의 각종 공세를 철벽같이 막아냈다. 오히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돼지 발정제’ ‘여성 비하 발언’ ‘장인 비하’ 공세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검증 문제를 적극 제기하며 역공을 펼치는 등 캠프의 ‘스피커’ 역할을 잘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선 캠프에서 정책을 총괄한 홍종학 전 의원은 19대 국회의원 출신으로 경선 캠프 때부터 문 대통령과 함께했다. 선대위가 꾸려진 뒤엔 정책위 부본부장으로 자리를 낮춰 물밑에서 각종 공약 및 정책 발굴 실무를 담당했다. 홍 부본부장은 경제·사회·외교·안보 등 각 분야 공약을 교통정리하는 역할을 맡았다. 특히 ‘정책 대변인’이라는 애칭을 얻을 정도로 각종 정책의 세부 내용을 언론에 전달하며 문 대통령의 공약 및 정책 홍보에 크게 기여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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