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가 바로 서고, 원칙을 지키고 국민이 이기고,
상식이 통하는 나라다운 나라 꼭 만들겠다"
[ 서정환 기자 ]
9일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은 “내일(10일)부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도 섬기는 통합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밤 11시40분쯤 서울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열린 축하행사에 참석해 “정의로운 나라, 통합의 나라,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함께해주신 위대한 국민의 위대한 승리”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감격에 겨운 듯 울먹이며 “국민들의 간절한 소망과 염원, 결코 잊지 않겠다”며 “정의가 바로 서고, 원칙을 지키고 국민이 이기고, 상식이 상식으로 통하는 나라다운 나라, 꼭 만들겠다. 국민만 보고 바른 길로 가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그러면서 “위대한 대한민국, 정의로운 대한민국, 당당한 대한민국. 그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대통령이 되겠다”고 외쳤다. 광화문광장에 모인 지지자들은 “문재인, 문재인”을 연호했다. 세종로공원 행사에는 안희정 충남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등 당내 대선 경선주자들이 참석해 문 대통령과 대선 승리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이날 밤 8시40분쯤 문 대통령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2층에 차려진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을 방문했다. 그가 상황실에 들어서자 캠프 관계자들은 환호했고, 문 대통령은 ‘엄지 척’하며 당직자들에게 화답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오늘이 새로운 대한민국의 문을 여는 날이 되기를 기대해 마지 않는다”며 “국민이 염원하는 개혁과 통합, 그 두 가지 과제를 모두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당 관계자들을 향해 “정말 고맙다. 수고들 많이 하셨다”며 “예측한 대로 출구조사에서 큰 격차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의 승리는 간절함의 승리”라며 “첫째는 정권교체를 염원한 국민의 간절함, 둘째 그 국민의 간절함을 실현해내기 위해 우리가 온 힘을 다해 뛰었던 간절함, 그것이 오늘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우리 당이 똘똘 뭉쳐 하나가 돼서 선거를 치른 건 우리 당 역사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장면의 하나로 길이 남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오후 3시 당사에서 한 ‘문재인TV’ 인터넷 생방송 인터뷰에서 “국민이 투표율로 압도적인 지지를 보여줘야 한다. 마지막 한 분이라도 더 투표에 참여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욕심 같아서는 80%대 중반을 넘어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8시 기준 잠정 투표율은 77.2%로 집계됐다. 문 대통령은 가장 기억에 남는 응원으로 ‘이니’라는 애칭과 ‘아나문(아빠가 나와도 대통령은 문재인)’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 ‘투대문(투표해야 대통령은 문재인)’ 등의 구호를 꼽았다.
이날 오전 10시30분께는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예정에 없던 ‘깜짝 산책’을 했다. 주황색 등산복을 입고 노란색 등산화를 신은 채 자택 뒷산을 다녀왔다. 문 대통령은 정상에 오른 뒤 바위에 걸터앉아 상념에 잠긴 듯 먼 산을 바라보기도 했다. 기자들이 “선거운동이 끝나서 홀가분할 것도 같고 마음이 더 무거울 것 같기도 하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국정 운영의 무거운 책임감을 의식한 듯 “하나도 홀가분 안 합니다”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오전 8시30분께 서울 홍은중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김 여사와 투표하고 “끝까지 많은 국민이 투표에 참여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데 힘을 모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정권교체를 꼭 해야겠다는 국민의 염원이 간절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푸른색 정장 차림에 세월호 배지를 달고 나와 현장에 몰려든 200여명의 지지자에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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