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M 지분 일부 남겨 협력하기로
[ 정영효 / 김병근 / 이동훈 기자 ]
CJ E&M이 보유한 드라마 제작사 스토리플랜트가 카카오 자회사 로엔에 팔린다. CJ그룹은 사업구조 재편을, 로엔은 드라마 제작 사업에 진출하는 ‘윈윈 거래’라는 게 업계 평가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 CJ E&M은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이 보유한 스토리플랜트의 경영권을 로엔에 매각하기로 했다. 스토리플랜트는 ‘가화만사성’ ‘울지 않는 새’ 등을 제작한 회사다. 이달 연휴 기간 두 회사 담당자들이 협의를 계속해 최종 매각구조와 금액에 합의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케이블채널 TvN의 인기드라마 ‘또! 오해영’ ‘디어 마이 프렌즈’ 등의 제작사로 유명하다. 지난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도깨비’의 제작사 화앤담픽쳐스와 ‘푸른바다의 전설’을 제작한 문화창고 등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5월 CJ E&M의 드라마 사업본부에서 물적분할돼 설립된 회사로, 연간 드라마 제작 편수는 20건이 넘는다. 지난해 1544억원의 매출과 16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CJ E&M은 당초 스튜디오드래곤을 상장(IPO)시켜 투자금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미래에셋대우를 상장주관사로 선정하기도 했다. 당시 회사가치는 6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중국발(發)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후폭풍으로 상장 작업이 주춤하면서 자회사를 매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전언이다. 푸른바다의 전설, 도깨비 등 드라마 콘텐츠의 중국 판매 길이 막힌 데다 주연 배우들의 중국 진출도 불발된 탓이다.
IB업계 관계자는 “CJ그룹이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일부 사업 정리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1위 음원서비스 멜론과 가수 아이유, 배우 유연석 등을 보유한 로엔으로서는 드라마 제작사가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음원서비스와 가수 배우 등에 이르기까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관련 라인업을 갖고도 이들을 한데 묶어 시너지를 낼 드라마 제작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룹 빅뱅, 배우 강동원 이종석 등 한류스타들을 다수 거느린 YG엔터테인먼트가 드라마 제작사 ‘YG스튜디오플렉스’를 출범시키면서 로엔의 발걸음을 재촉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는 이미 드라마 제작 자회사인 SM C&C를 보유하고 있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분야에서 확고한 지위를 구축한 CJ와 드라마 제작사가 없었던 카카오가 서로 남는 부분과 필요한 부문을 바꾼 거래”라며 “로엔은 스토리플랜트 인수로 음원서비스, 가수, 배우, 제작사 등을 아우르는 사업구조를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영효/김병근/이동훈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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