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파워독서] 화합이 절실한 이 시대…우리가 원하는 리더는?

입력 2017-05-11 17:16  

정유재란 당시 분열된 조선
13척의 배로 나라를 구한
이순신의 준비된 리더십 분석

400여년 지난 2017년
미래 향한 리더의 길 제시

공병호 <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



“이순신 리더십의 핵심은 진(眞), 진(盡), 진(進) 세 자로 집약할 수 있습니다.”

이는 참된 마음을 갖고, 온갖 노력을 다하며,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서 미래를 나아간 리더를 말한다. 세 가지 ‘진’으로 무장한다면 우리가 더 나은 나라를 건설하는 것이 무엇이 어렵겠는가.

새 정부가 출범하는 때에 맞춰 출간된《이순신, 지금 우리가 원하는》은 분열을 넘어서 화합이 절실한 이 시대를 사는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리더가 어떤 사람이어야 하고, 난세에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가르쳐 주기에 손색이 없다.

이순신 연구가인 저자는 이 책에서 이순신의 행적과 교훈을 낱낱이 분석했다. 적지 않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노력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을 정도로 고증에 충실하다. “이 책을 읽는 여러분이 바로 오늘 이 시대의 이순신입니다”라는 한 문장에서 저가가 어떤 의도로 이 책을 집필했는지 짐작해 볼 수 있다.

책은 ‘바닷길의 만리장성’ ‘무인의 길 위에서’ ‘세상과 역사의 부름에 나서다’ ‘전란의 소용돌이’ ‘낮은 자리도 마다하지 않은 영웅’ ‘하늘이 내린 지도력, 하늘로 올라간 군신’ 등 7부로 구성돼 있다. 서문부터 차근차근 읽어나가면 이순신의 자서전을 읽는 것처럼 한 인간의 인생 전편을 이해할 수 있다. 또 이순신 연구가로서 저자의 풍성한 해설이 독자의 삶에 지혜와 교훈을 줄 것이다.

2017년 정유년은 이순신의 백의종군 420주년이자 명량해전 420주년이 되는 해다. 이 책을 읽으며 가슴 저미는 아픔을 느끼는 것은 어김없이 분열되는 우리 민족의 모습을 낱낱이 보여주기 때문이다.

1597년 정유년 2월26일, 일본군은 부산으로 물밀듯이 진격해 오는데 조정에서는 두 종류의 광풍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하나는 풍전등화 같은 나라의 형편에도 불구하고 이순신을 시기해 그를 죽음으로 내몰려는 미친 바람이다. 또 하나는 조선을 멸망의 길로 재촉하려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피바람이다.

백성을 살리고 나라를 구하려는 이순신의 충정이 그를 죄인으로 엮고 말았다. 그가 간신히 사형을 면하고 백의종군의 명을 받은 날이 5월16일이다. 그날 일기에서 그는 “맑았다. 감옥 문을 나왔다”고 짧게 언급하고 있을 뿐이다. 7월 중순 이순신이 3년6개월간 심혈을 기울여 육성한 조선 수군은 칠천량에서 전멸하고 말았다. 최악의 조건에서 통제사 이순신은 9월16일, 13척의 조선 전선으로 133척의 일본군을 대파하는 쾌거를 이룬다. 10월14일, 그가 가장 사랑하던 스무 살의 막내아들 면이 일본군 칼에 맞아 죽고 만다.

개인주의가 발한 시대라 하지만 나라의 힘이 쇠하면 주변국의 업신여김이 시작된다. 근래 중국과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면서, 왜 우리는 조금만 배가 불러지면 분열된 모습을 보이는 것일까라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이순신은 항상 미리 준비하고 대비한 리더였다.

이 책은 수백 년의 시공간을 뛰어넘어 우리가 더 나은 나라와 더 나은 개인이 돼야 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공병호 <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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