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낮은 채권 편입 '주의'
국내 금리 상승세도 위험 요인
[ 하헌형 기자 ]
만기 1년 미만 채권에 투자하는 단기채 펀드 인기가 치솟고 있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되는 19개 단기채 펀드 설정액은 이날 기준 4조8149억원이다. 연초보다 1조2880억원 늘어났다.
단기채 펀드 중 설정액(8278억원)이 가장 큰 ‘유진챔피언단기채’ 펀드에는 올 들어서만 6313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이 펀드는 자산의 60% 이상을 신용등급 ‘A2-’(회사채는 A0) 이상인 기업어음, 전자단기사채, 회사채에 투자한다. 지난 1년간 수익률은 2.28%로 채권형 펀드 평균수익률(0.64%)의 3.5배를 웃돌았다. 단기채 펀드의 지난 1년간 평균수익률은 1.43%다.
윤성주 유진자산운용 채권운용1팀장은 “기대수익률이 연 1.4~1.5%인 머니마켓펀드(MMF)나 정기예금보다 0.5%포인트가량 높은 수익을 내는 게 단기채 펀드의 투자 전략”이라며 “환매 수수료도 없어 자금을 단기로 굴리는 투자자가 주로 가입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채 펀드 수익률이 MMF나 예금보다 높은 만큼 투자 위험도 크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상직 한국투자신탁운용 마케팅전략팀장은 “일부 펀드는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신용도가 하락 추세에 있는 캐피털 회사채나 건설사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담는다”고 말했다. 이런 채권은 시장에서 거래가 잘 되지 않아 나중에 ‘비싸게 사고 싸게 팔아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두 달간 박스권에 갇혀 있던 시중금리가 미국 금리 인상과 국내 경기 회복 여파로 상승세(채권 가격 하락세)로 돌아선 점도 위험 요인이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이날 연 1.727%로 지난달 초(1.668%)보다 0.06%포인트 올랐다. 윤 팀장은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낮기 때문에 연말까지 만기 3년 이하 중단기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자산 듀레이션을 6개월로 짧게 잡고 금리가 오르는 채권을 선별해 만기 보유하는 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나가면 금리 상승 위험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다”고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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