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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이 다음달까지 직원 200명을 내보내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KDB생명은 인력 구조조정, 지점폐쇄 등 구조조정 작업이 마무리되면 증자를 거쳐 연내 회사 재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은 20년차 이상 직원 200여명을 대상으로 오는 6월까지 희망퇴직 절차를 완료하기로 했다. 총 희망퇴직 대상자는 400여명 수준으로 이 중 절반이 회사를 떠나게 됐다. 희망퇴직 조건은 20년차 이상 직원으로 20~24개월치 급여를 퇴직금으로 받을 전망이다.
KDB생명은 올해 초 진행한 외국계 컨설팅 업체인 SIG파트너스의 경영진단 결과를 토대로 고강도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영 실패의 책임을 물어 최근 임원 40%를 해임한 데 이어 이번에 추가 인력 감축에 나선 것이다. 이후 지점폐쇄, 보험상품 판매 중단 등 본격적인 군살빼기 작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KDB생명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회사의 구조조정 경과를 지켜본 뒤 오는 3분기 중 2500억원 규모의 증자에 나설 계획이다. 자본확충을 통해 회사 경영을 정상화한 뒤 재매각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같은 자구노력에도 회사 정상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고금리 저축성 보험 상품을 많이 판매한 탓에 KDB생명의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은 125.7%로 업계 최하위여서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자산 건전성 평가 척도로 100%이하로 떨어지면 금융당국으로부터 시정조치 명령을 받게 된다.
게다가 오는 6월 부채 듀레이션(잔존만기 가중평균)을 현행 최장 20년에서 30년으로 연장하는 새 규제가 도입되면 KDB생명의 RBC비율은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KDB생명의 현재 자산 듀레이션은 6.0, 부채 듀레이션은 5.8 수준으로, 6월 제도가 바뀔 경우 KDB생명의 부채듀레이션은 6.5수준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이 경우 자산·부채 듀레이션 차이가 커져 RBC비율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2500억원의 자본확충이 되어도 KDB생명 RBC비율을 170%정도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2010년에 칸서스자산운용과 공동으로 6500억원 규모의 사모투자펀드를 만들어 KDB생명(옛 금호생명)을 인수했다. 산업은행 자회사 매각 방침에 따라 작년까지 총 세차례 매각을 추진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올해 증자를 단행할 경우 총 투자금액은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회사 사정을 고려할 때 매각 측이 투자금 회수를 원할 경우 원매자를 찾기 쉽지 않다”며 “그렇다고 싼 가격에 넘기면 헐값 매각 논란이 생길 수 있어 산업은행의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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