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조명 '반짝반짝'…서울반도체 질주

입력 2017-05-15 17:55   수정 2017-05-16 05:30

빅데이터 이 종목

BMW·크라이슬러·현대·기아차가 주고객

특허 공유 계약으로 신사업 순항…LED값도 바닥 찍고 반등세
목표주가 2만6000원으로 상향

자회사 상장 준비도 호재…올해 영업이익 전망치 919억원



[ 김병근 기자 ] 서울반도체 주가는 최근 3개월간 20% 가까이 올랐다. 한 달 새 1년 최고가 기록을 다섯 차례나 갈아치웠다. 올해부터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발광다이오드(LED) 업계의 구조조정이 일단락되면서 LED 가격이 반등하고 있는 데다 자동차 조명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BMW·크라이슬러에 올라 타

서울반도체는 15일 코스닥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50원(0.76%) 오른 1만9900원에 마감했다. 장중 2만15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이 회사 주가는 최근 한 달간 다섯 차례나 ‘1년 최고가’(종가 기준)를 기록했다. 지난 10일에는 2015년 11월6일 이후 1년6개월여 만에 종가 기준으로 2만원 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달 말부터 집중적으로 사들인 영향이다.

외국인 매수세 배경에는 실적 개선이 있다. 이 회사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23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2.7% 증가했다. 매출은 2575억원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9.8% 늘어났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1분기 중 최대치다.

자동차 조명이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다. 1분기 관련 매출이 300억원을 훌쩍 넘으며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한 것으로 추정됐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서울반도체 LED는 BMW와 크라이슬러, 현대·기아자동차 등에 장착되고 있다. 앞으로 5년간 연평균 30%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동차 헤드램프 및 주간주행등(DRL)에 서울반도체의 LED가 들어간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존 성장동력인 모바일과 TV 등 정보기술(IT) 분야가 견조한 가운데 자동차 조명 분야 매출이 늘어나면서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으로 이어졌다”며 “2분기에도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키움증권은 서울반도체의 목표주가를 종전 2만3000원에서 2만6000원으로 높였다.

진입장벽이 높은 자동차 조명 시장은 오스람 등 몇몇 글로벌 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서울반도체가 이 시장에 뛰어들어 눈에 띄는 성과를 낸 것은 특허 경쟁력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LED 세계 1위인 니치아화학을 비롯해 오스람, 필립스와 각각 서로의 특허를 인정하는 ‘특허 공유 계약’(크로스 라이선스)을 맺은 국내 기업은 서울반도체뿐이다.

바닥 찍은 LED 가격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서울반도체의 올해 영업이익 및 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919억원, 564억원이다. 지난해보다 각각 59%, 50% 증가한 규모다. 매출은 1조501억원으로 작년보다 10% 늘어날 것으로 증권사들은 보고 있다.

부가가치가 높은 자동차 조명 분야의 매출 증대 외에 LED 가격이 반등하기 시작한 점도 수익성 개선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5년 전 500여개에 달하던 LED칩 및 패키지 업체가 20여개로 크게 줄면서 치킨게임이 끝나는 분위기”라며 “중국 최대 LED기업 사난이 최근 가격을 올렸다”고 말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의 확산은 ‘양날의 칼’이라는 지적이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OLED TV 시장이 확대되면 LED 수요가 줄어들 수 있지만 대기업들이 LED 사업을 지속할 이유가 없어져 서울반도체가 혜택을 볼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자회사 서울바이오시스가 상장을 준비 중인 것도 호재다. 서울바이오시스는 서울반도체에 LED칩을 공급하는 회사로 지난해 매출 2781억원, 영업이익 113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2015년 말 상장을 미뤘던 서울바이오시스가 내년 상반기께 다시 상장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온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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